무등일보

<칼럼> 수능의 추억

입력 2019.11.13. 18:12 수정 2019.11.13. 18:12 댓글 0개
김대우의 약수터 무등일보 정치부 부장

바람이 차다. 찹쌀떡이 잘 팔린다. 공기마저 무겁게 내려앉은 걸 보니 수능일이 다가 왔음을 피부로 느낀다. 94학번인 필자는 수능 1세대(수능+본고사)다. 1993년 8월(20일)과 11월(16일) 두 차례 대학수학능력시험(1994학년도)을 치른 유일한 세대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8월 한 여름에 반바지를 입고 수능 1차 시험을 치렀던 기억이 있다.

수능은 말 그대로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주로 교과서 암기능력을 측정했던 기존 학력고사와는 출제 형태가 많이 달랐다.

통합적인 사고능력을 측정한다는 명분 아래 언어, 수리, 외국어, 탐구, 제2외국어 영역을 종합 평가하는 방식으로 고안됐다. 지문이 길고 어떤 답을 요구하는 문제인지를 파악하느라 시험시간이 촉박해 제대로 풀어보지도 못하고 답안지를 써내야 했던 씁쓸한 기억도 떠오른다.

다행히 첫 번째 수능이라는 특수성 때문이었는지 한 번의 시험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됐던 지금과는 달리 1·2차 두 번의 시험을 치렀던 것은 그나마 위안이었다. 두 차례 시험 결과 중 더 나은 성적을 택해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으니 2차 시험은 일종의 패자부활전이었던 셈이다.

압박감이 큰 시험을 두 차례나 치러야 했던 부담감은 있었지만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한번 더 주어졌다는 점에서 지금보다는 사정이 더 나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두 번의 기회는 다시 찾아오지 않았다. 2차 시험 참여율이 저조하고 난이도 차이에서 오는 문제점 때문에 이듬해 치러진 1995학년도 수능부터는 지금처럼 11월에 한번만 치르는 것으로 통일됐다.

26년도 더 지난 추억이 됐지만 초등학생 아이를 둔 학부모가 된 지금도 수능일만 되면 여전히 온 몸에 긴장감이 맴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답안지를 한칸씩 내려쓰는 악몽을 꾸기도 했으니 수능의 압박감과 트라우마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이처럼 부담감 백배인 수능일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14일 치러지는 2020학년도 수능에는 광주 1만8천563명(26개 시험지구·38시험장), 전남 1만5천993명(7개 시험지구·46개 시험장)등 전국 고3 수험생 54만8천734명이 일제히 경쟁에 뛰어든다. 또 하나의 도전을 시작하는 전국 54만 수험생들 모두의 건투를 빈다.

김대우 정치부 부장대우 ksh43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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