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헬기 사격 없었단 말 뻔뻔스럽게 해"

입력 2019.11.11. 19:14 수정 2019.11.11. 19:14 댓글 0개
전두환 8번째 공판현장
육군 지휘관 "그런 일 없었다"
방청객들 깊은 탄식과 한숨만
재판장 주의 불구 5월 단체
거센 항의로 끌려 나가기도
조영대 신부 “전씨 불출석은
법과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
11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법 앞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가 홀로 법정에 출석해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srb.co.kr


"짜맞춘 듯이 사격이 없었다는 말을 뻔뻔스럽게 하는 걸 들으니 분통이 터집니다."

11일 광주지법 형사8단독 장동혁 판사의 심리로 전두환씨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 8번째 공판기일이 열린 가운데 이날 재판에 출석한 당시 제1항공여단장이었던 송모 전 중장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부인했다.

이날 공판기일에는 전씨 측이 증인으로 내세운 송모 전 육군 제1항공여단장 등 지휘계통 2명과 부사수 2명과 검찰측 증인 변주나 전북대 교수 등 모두 5명이 출석했다.

이날 송 전 준장은 지난 1995년 검찰에서도 '헬기 사격은 없었다'고 주장한 것처럼 헬기사격이 없었다고 증언했다.

송 전 준장은 "무장 헬기가 광주로 출격했지만 한발도 쏜 적이 없다"며 "헬기에서 사격을 했다면 '땅땅' 소리가 나지 않는다. '부욱부욱' 소리가 나고, 도로 등에 흔적이 많이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격을 한다면 엄청난 탄피가 쏟아지는데 탄피를 주웠다는 사람도 없다"며 "100여명이 파견됐는데 헬기사격이 있었다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검찰의 전교사 교훈집에 대한 질문에는 "어디까지나 교훈이다. 실제가 아니다"고 반박했으며, 최근 탄약관리 하사가 탄약을 소모했다는 진술과 전교사 탄약보급서류에 대해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다. 한발의 손실 없이 반납했다"고 부인했다.

송 전 준장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방청석은 깊은 탄식과 한숨이 쏟아져 나왔다.

재판을 방청하는 사람들끼리의 대화가 이어지자 재판장은 "증언할 때 방청객들의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계속되면 퇴정 조치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런 경고에도 불구하고 한 5월단체 회원은 "전두환이한테 뭘 얼마나 받아먹었길래 거짓말을 하느냐.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느냐"고 항의했으며, 법정 방호원들에 의해 퇴정되기도 했다.

조영대 신부는 재판정 앞에서 "증언을 듣고 있자니 답답해서 앉아 있지 못하겠다"며 "양심에 따라 사실을 말하는게 아니라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했다.

조 신부는 전씨의 재판 참석도 촉구했다.

조 신부는 "전씨의 재판 불참이 '권리의 포기'는 맞는 말이지만 이는 법과 재판을 무시하는 발언이다. 법과 법원, 국민을 자기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고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는 것"이라며 "골프 파문으로 전씨의 재판 불출석 사유는 사라졌다. 다음 재판부터는 전씨가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5월 단체들이 광주에서 진행되는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골프를 치러 간 전두환을 규탄하고자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집회를 연다.

5·18민중항쟁구속자회와 옛 도청 지킴이 어머니들, 오월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등은 12일 오후 2시 서울 연희동 앞에서 집회를 갖는다. 단체들은 광주에서 참가자들과 함께 버스로 상경, 연세대에서 서울 소재 참가자들과 합류해 연희동으로 향한다.

연희동 전두환 자택 앞에서는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에서 열리고 있는 사자명예훼손 재판에 참석 및 헬기 사격·도청 앞 집단발포 명령을 인정하라고 요구할 예정이다.

단체들은 전씨가 골프장에 드나들 정도로 건강상 이상이 없음에도 재판에 불출석하는 것은 국민과 사법부 우롱이라는 입장이다.

구성주 5·18민중항쟁구속자회 회장은 "골프를 칠 정도로 건강상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국민과 사법권을 우롱하고 있다"며 "사자명예훼손은 물론 헬기 사격, 도청 앞 집단발포 명령에 대한 진실을 밝히라고 요구할 것이다"고 밝혔다.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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