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전두환씨, 언제까지 뻔뻔하도록 놔둘 것인가

입력 2019.11.10. 18:04 수정 2019.11.10. 20:23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전두환씨가 80년 5월 광주학살의 원흉임은 역사적 사실이다. 그 전 해, 유신 독재의 심장이 사라진 뒤 12·12쿠데타로 권력을 찬탈하고 광주학살을 자행한 신군부 세력의 핵심인물이며 헌법질서를 유린한 軍 반란 세력의 수괴라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80년 5월 이후 40여년이 다 되가도록 어떤 참회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 그가 건강한 모습으로 골프를 쳤다고 한다.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형사재판에 넘겨진 터다. 하지만 그는 알츠하이머 증상으로 재판정 출석이 힘들다며 버티다 지난 3월 딱 한차례 광주 법정에 출석한 뒤 출석 거부로 일관 중이다. 당시 법정에서는 "광주는 나와 상관없다", "발포 명령을 내릴 위치도 아니었다"고 발뺌만 해댔다.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지난 7일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전씨 부부와 일행들이 골프를 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임 부대표가 필드에서 전씨에게 5월의 책임을 묻자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나는 모른다", "당시 발포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도 않은데 어떻게 명령을 하느냐"고 항변하면서 오히려 임 부대표를 몰아세우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나왔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5월단체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광주학살의 책임을 조금도 느끼지 못하는 후안무치한 모습', '국민을 기만하고 오월 영령을 모욕하는 작태', '광주시민들의 분노와 울분이 다시 터져나올 정도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5월단체들은 9일 "지병을 이유로 형사재판에 나오지 않은 그가 골프를 즐긴 것은 '명백한 법정 모독'"이라며 "그를 반드시 법정 구속해 엄벌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천인공노할 그의 죄책을 물을 기구인 5월 진상규명조사위 관련 특별법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1천억원을 훨씬 넘는 미납 추징금을 위해 발의된 법안들의 처리도 요원하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 세력들의 어깃장 때문이다. 전씨의 뻔뻔스러운 활개는 정의를 바로 세우지 못한 부끄러운 상황을 대변하는 증좌가 아닐 수 없다.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