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의향' 자처하는 보성군에 친일 인사 동상이라니

입력 2019.11.07. 14:53 수정 2019.11.07. 20:24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광주시에서 철거된 친일 인사 안용백 전남도 2대 교육감의 흉상이 의향 보성에 다시 세워져 논란이 일고 있다. 시설물 설치 미신고 등 불법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전남 보성군이 "관련 사실이 법적으로 밝혀지면 대처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고수한 채 철거를 미적거려 눈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남도 2대 교육감 안용백은 총독부 기관지에 '내선일체와 황국신민화 정책'을 찬양하는 글을 올려 친일 인사로 분류돼 있는 인물이다. 광주시 중외공원에 세워져 있던 동상을 광주시가 단죄 차원에서 철거했으나 후손들이 보성군에 다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후손들이 조상을 위해 동상을 세우는 것을 뭐라 할수는 없다. 그러나 그것도 역사적 가치를 따지고 현행 법규나 지역민의 정서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안용백 동상은 보성군에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인데다 도로를 점유하는 불법 시설물임이 확인되고 있다. 동상을 세우더라로 법을 위반하는 행위는 법치 국가에서는 있을수 없다. 여기에다 안용백 동상은 보성 지역민의 정서와도 거리가 멀다. 보성하면 남도를 대표하는 의병의 고장이다. 안방준, 안규홍으로 대표되는 안씨 문중 의병장들이 활약한 의병 혼이 살아 숨쉬는 곳에 친일 동상은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

의향 보성군민의 자부심에도 상처다. 의병 정신을 잇기 위해 480억원 규모의 '남도의병 역사 공원'을 보성군에 유치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지난 8월에는 의병 공원 유치를 위한 주민 결의 대회를 열 정도로 참여 열기도 뜨겁다. 그런 열성적인 군민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친일 인사 동상이 보성군에 세워지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오늘날 친일 잔재 청산은 시대적 과업이다. 광주시는 '친일 청산 단죄문'을 설치할 정도고 이웃 장흥군은 연고도 없는 안중근 의사 사당을 지어 의향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보성군과는 대비 되는 발걸음이다. 이제라도 보성군은 불법 설치중인 친일 인사 흉상 철거를 군민 정서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 얼마 안되는 죽산 안씨 영향력에 휘둘려 미적대다가는 "의향 보성 전통을 먹칠한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 미래가 없다는 것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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