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부동산 망국

입력 2019.11.06. 18:00 수정 2019.11.06. 18:00 댓글 1개
박지경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정치부장

아파트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서울에서 최근 한달 사이 5천만원이 올랐다는 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1년6개월새 3억원이나 오른 아파트도 있단다. 강남·용산·마포의 일부 아파트는 계속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상승세 속에 서울 집값이 1년 만에 지난해 수준을 회복했다. 1~3년 전 아파트가격이 폭등하던 부동산 광풍이 다시 부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는 형국이다.

지난해 9·13대책과 최근 부동산거래 합동점검, 분양가 상한제 등 강력한 정부 규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파트가격 상승세는 계속되고 있다. 폭발적으로 오르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몸부림 쳤지만 아파트가격은 정부를 비웃는다. 경실련의 조사 결과, 서울 주요 아파트는 1999년부터 2019년까지 20년 사이에 6배 올랐다. 강남은 7배 가량 올라 상승폭이 더 컸다.

광주 아파트의 경우 지난 10월 상승과 보합을 왔다갔다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지속된 하락세가 멈춘 것 아닌가 하는 분석이 나온다. 더욱이 광주에서는 지난해 '기형적인' 아파트가격 폭등에 이어 올해는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분양가가 급속도로 오르면서 3.3㎡당 2천만원을 훌쩍 넘는 단지까지 등장했다. 20년 만에 최고 분양가는 5배 이상 껑충 뛰었고 평균 분양가도 6년 만에 2배로 올랐다.

특히 광주의 경우 인구는 늘지 않고 새 아파트는 계속 늘어나는데도 아파트가격은 떨어지지 않아 시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가격 폭등은 우리 경제를 좀먹는다. 몇달 사이에 웬만한 회사원 연봉 이상 오르는 아파트가격을 보면서 어떤 근로자가 성실히 일하겠는가.

경실련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 임금은 1999년 월평균 121만원에서 올해 292만원으로 20년 사이 2.4배 올랐다. 서울 아파트가격 상승의 절반에도 미친다. 결국 평범한 근로자는 월급만 모아서는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없다. 도시근로자 가구가 월평균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20년간 모아야 겨우 중위값(8억3천700만원) 아파트를 살수 있을 정도다.

광주의 경우 몇년 전만 해도 집값이 싸서 살만하다는 얘기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광주에서도 근로자들이 평범하게 돈을 모아서는 원하는 곳의 새 아파트를 살 수 없다. 월급보다 집값 상승 속도가 훨씬 빨라서다. 이같은 현상 속에 최근 일부 고등학생들은 대학을 포기하고 부동산업종에 종사하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직업에 귀천이 없으니 나무랄 바 아니나 한창 꿈을 키워야할 청년들이 가질 자세는 아닌 듯하다.

또 한 근로자는 강남의 아파트를 팔고 동남아로 가서 사업을 해 5년여 동안 5억여원을 모아 최근 서울로 돌아왔더니 그 아파트를 다시 살 수 없어서 동남아로 되돌아 갔다고 한다. 자식에게 들어가는 교육비를 부동산에 투자해서 물려주는 게 더 현실적이란 웃픈 말도 나온다.

무엇보다 이같은 주택가격의 폭등은 국민의 '정부 불신'으로 이어지는 것이 문제다. 또 불로소득으로 막대한 부를 챙기는 것을 부추겨 경제의 건전 순환을 방해한다. 모든 국민이 부동산투자에 몰두하고 기업들이 부동산투자로 눈을 돌리면 국가 경제는 누가 이끈단 말인가.

아파트가격 폭등 원인에 대한 진단은 여러가지가 있다. 그중 가장 큰 것은 정부의 안이한 태도, 즉 의지 부족에 있다. 상당수 국민은 정부의 부동산정책 효과를 믿지 않는다. 대부분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어떤 정책을 써도 무조건 아파트가격은 오른다고 큰소리 친다. 그동안은 그들의 말이 맞았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제는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지방에서는 자치단체장이 직접 나서서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해야 한다. 모든 공권력을 총 동원, 투기세력을 뿌리 뽑아야 한다. 또한 국회의원과 장관 등 사회지도층이 부동산투기를 막는데 솔선수범해야 한다. 부동산에 투자해서는 결코 큰 돈을 벌 수 없다는 인식이 뿌리 내리게 해야 한다. 그것이 결국 경제를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박지경 정치부장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srb7@hanmail.net전화 062-510-115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사랑방미디어'

최근 무등칼럼
댓글1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