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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靑국감 '파행' 책임 공방···"답변 강요" vs "의원 호통"

입력 2019.11.02. 18:15 댓글 0개
민주 "파행 한국당 책임…靑태도에도 유감"
한국 "역대 최악…노영민·강기정 사과해야"
바른 "강기정은 정쟁수석…즉각 경질해야"
정의 "한국당, 수준 낮아…靑도 절제 못해"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의원 질의에 심각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2019.11.01.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강지은 기자 = 여야는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가 고성과 막말로 막판 파행을 빚은 데 대해 주말인 2일에도 서로에게 책임을 물으며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청와대에 대한 고압적·의도적 질의로 국감이 파행됐다고 질타했다. 반면 한국당은 무능과 독선의 '역대 최악의 청와대'가 되려 호통을 치는 등 국회를 모욕했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한국당의 답변 강요와 억지로 20대 국회의 마지막 운영위 국감이 파행됐다"며 "참으로 유감스럽고 국민께 죄송하다"고 밝혔다.

그는 "안보 불안과 경제 위기로 몰아가기 위해 한국당은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일방적 답변만을 강요하고 고압적 질의를 반복했다"며 "국민의 대의기관다운 모습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익을 위한 비판적 국감을 넘어 국정 실패를 바라는 것으로 의심되는 발언도 나왔다"며 "피감기관 관계자들에 대한 심한 모멸감을 주는 질의가 계속됐다"고 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특히 민감한 안보 문제와 관련해 불안감만을 조성하려는 의도성 질의는 실망 그 자체였다"며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의 끝마무리에 발생한 파행은 한국당의 책임이 크다"고 질타했다.

그는 다만 야당을 향해 같이 목소리를 높인 청와대 참모진들에 대해서도 "청와대 역시 민의를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의 질의에 좀 더 성숙한 태도를 보이지 못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의 서울시교육청·인천시교육청·경기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2019.10.18. mangusta@newsis.com

반면 김현아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어제 운영위 국감은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의 무능과 무지, 무책임과 뻔뻔함을 확인한 슬픈 날이었다"며 "청와대 참모들이 보여준 모습은 국민과 국회 무시, 독선과 오만방자였다. 역대 최악의 청와대이자 악몽의 드림팀"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정의용 안보실장은 '북한 미사일이 안보에 위중한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을 했다"며 "심지어 문 대통령이 장례를 마치고 청와대로 복귀한 다음에 미사일이 발사됐다는 '친절한 해명'으로 북한을 두둔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또 "이호승 경제수석은 경제 수장으로서 당연히 숙지하고 있어야 할 기초적인 수치도 답변을 못하고 쩔쩔맸다"며 "이런 사람들이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으니 안보는 안 보이고, 경제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특히 "국감 내내 거짓 변명과 훈계로 일관하더니 급기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질의에 강기정 정무수석이 고성과 호통을 치는 상상할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어이없는 패악질을 저질렀다"며 "그것도 정식 답변 자리도 아닌 배석 자리에 앉아 저지른 행동이었다"고 일갈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이를 말려야 할 노영민 비서실장은 오히려 함께 소리를 지르며 가세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방관했다"며 "역대 최악의 청와대가 얼마나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지 그 민낯을 드러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노영민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의 행패는 명백한 국회 모욕이다. 국민과 국회를 무시한 그 오만함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당사자들은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하고 대통령은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소관 교육부 본부와 소속기관, 국립대, 교육청 마지막 종합국정감사에 참석해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에게 조국 전 장관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2019.10.21. photothink@newsis.com

보수야당인 바른미래당의 오신환 원내대표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강기정 수석은 정무수석이 아니라 정쟁수석"이라며 "국회와 야당 무시가 일상화된 문재인 정권의 오만과 독선을 온 몸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강 수석은 조국 사태의 책임을 지고 진작 물러났어야 하는 사람"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할 문제다. 내가 대통령이면 강 '정쟁수석'을 크게 야단치고 즉각 경질할 것이다. 그리고 비서실장을 통해 야당에게 정중히 사과할 것이다. 그게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한국당과 청와대를 싸잡아 비판했다.

여영국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운영위 국감 파행은 대결 정치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 쑥스러운 일"이라며 "정부에 대한 공격만으로 반사 이익을 얻으려는 데 집착한 한국당의 고압적 질의 태도는 제1야당의 수준 낮은 품격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울러 "청와대 또한 고압적 태도의 질의라 하더라도 함께 고성으로 대응해 절제된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어떤 경우에도 청와대는 국회를 존중하는 모습으로 임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전날 밤 늦게까지 질의자와 답변자로 설전을 벌이며 감정이 쌓여갔던 야당과 청와대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우기지 말라"는 발언을 계기로 결국 파행을 겪었다.

【서울=뉴시스】이종철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2019.11.01.jc4321@newsis.com

나 원내대표는 북한의 잇따른 무력시위 속에서도 청와대가 우리 안보가 튼튼하다고만 강조하는 것을 문제삼으며 정의용 실장과 설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나 원내대표는 "어거지로 우기지 마시라"고 했다.

정 실장은 기분이 상한 듯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냐. 뭐가 어거지냐. 정확하게 말씀해보시라"고 따졌다. 그러자 정 실장 뒷줄에 앉아 있던 강기정 정무수석이 "아니 답변을 요구해 놓고 우기지말라가 뭐냐"고 끼어들었다.

나 원내대표가 끼어들지 말라는 듯 "강기정 수석"이라고 소리치자 강 수석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 원내대표를 향해 삿대질을 하고 고함을 치며 "우기지말라니가 뭐냐고", "내가 증인이야", "똑바로 하시라"고 했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도 "이게 뭐하는 거냐"고 소리 지르면서 국감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건방지기 짝이 없다"는 말이 나왔고 강 수석은 "말씀 조심하시라"고 맞받는 등 양측 간에 계속해서 고성이 오갔다.

결국 국감은 밤 10시45분께 중지됐다가 1시간 뒤에야 재개됐다. 이후 차수 변경을 거쳐 2일 0시20분께 종료됐다.

국감이 재개되자 강 수석은 발언대에 서서 "본인의 발언으로 정상적 회의진행에 지장을 초래한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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