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전남대병원 채용 비리 압수수색

입력 2019.10.30. 20:02 수정 2019.10.30. 20:02 댓글 0개
병원·사무국장 자택 등
원장, 사과·방지책 제시

전남대학교병원 채용 비리 의혹을 수사중인 경찰이 병원과 사무국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30일 광주지방경찰청과 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전남대병원 본원과 화순전남대병원, 빛고을 전남대병원, 채용 비리에 연루된 사무국장 자택 등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서류 분석 등을 통해 병원 사무국장 아들·조카 등의 채용 과정과 간부끼리 서로 자녀 면접에 '품앗이'로 면접관으로 참여한 의혹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국정감사에서 채용 비리 의혹이 제기된 이후 사무국장이 업무용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한 정황도 확인한다.

경찰은 또 교육부 감사 이후 징계 권고를 병원 측이 제대로 이행했는지, 추가 부정 의혹이 있는지 등도 집중 수사한다.

전남대병원은 지난해 교육부 감사에서 부적정 행위가 적발돼 중징계 1명, 경징계 12명, 경고 9명 등 조치를 요구받았다.

병원 측은 일부가 채용 업무에 참여했으나 불법 행위에 이르지는 않았다며 이 중 12명에게 감봉(1명)·경고(11명) 조치를 했다. 이에 병원 노조는 봐주기 징계라며 반발했다.

앞서 전남대병원 노조가 검찰에 고발한 사건을 동부경찰서가 넘겨받아 병원 관계자 다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해 채용 과정 전반을 조사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압수수색을 기점으로 광주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사건을 남겨받았다. 피의자 소환 조사는 증거물 분석이 끝나고 나서 시작될 전망이다.

한편 전남대학교병원장은 압수수색이 진행되자 채용 비리와 관련해 사과했다.

이삼용 전남대병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친인척 채용 비리 의혹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것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한다"며 "특히 취업 기회를 찾느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년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 병원장은 향후 채용 비리 방지를 위한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외부 감사 3명을 포함해 총 6명으로 구성된 자체 감사를 18일 동안 강도 높게 벌이고 그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자체 감사가 끝나면 외부 인사가 포함된 혁신위원회를 설치해 채용 비리와 인사 청탁, 각종 기자재 납품, 승진 인사 줄서기 등 전 분야에 걸쳐 재조사를 진행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

노조와 협력을 강화하고 노동청의 수시근로감독으로 제기된 임금체불 문제도 혐상을 통해 조속히 타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이 병원장은 "사법기관의 수사와 교육부의 감사 결과를 수용하고 그 결과에 따라 추가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혁신안을 충실히 이행해 오랜 상처를 도려내고 병원의 실추된 이미지와 지역민의 상실감도 최대한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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