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전남 쌀에 직격탄이 된 'WTO 개도국 지위포기'

입력 2019.10.28. 18:26 수정 2019.10.28. 20:33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정부가 WTO(세계 무역기구)개발 도상국 지위를 사실상 포기하면서 '농도 전남'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농업에 당장 피해가 없다"고 하지만 지역 농민들은 "농업 포기 선언으로 전남쌀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와 농민의 시각차는 정부가 "스스로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게 아니라 앞으로 있을 WTO다자간 협상에서 개도국으로서의 특혜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하는데서 오는 인식의 차이다. 정부는 '달라진 게 없다'고 하고 농민은 '농업 포기'라고 한다. 당장은 피해가 없다고 하더라도 현 우루과이 체제를 대체할 다자간 합의기 이뤄질 경우 쌀 산업은 더욱 큰 피해가 우려된다는데 있다.

특히 쌀 주산지인 전남도의 입장에서는 치명적일 수가 있다. 쌀이 일반품목으로 풀릴 경우 최대 513%에 이르던 수입쌀 관세율이 154%로 곤두박질 칠것으로 예상된다. 농민단체가 정부의 개도국 지위 포기를 '농업 포기'라고 몰아붙이는 데는 그런 위험성을 경고한 때문이다. 고령화가 심한 우리 농촌 현실에서 추가적 지원책 없이 덜컥 특혜지위를 포기하는 것은 농민들에게 크나큰 심리적 공포로 작용한다.

정부는 공익형 직불제나 최저가격 안정보장, 농업 상생기금 조성 같은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WTO 개도국 지위포기는 '농업 포기'라는 말이 계속해서 나올수 밖에 없다. 특히 쌀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다. 환경적 차원, 여름에 담수하는 홍수 조절 능력, 농업이라는 문화적 가치까지 생각한다면 결코 포기해서는 안될 전략 산업이다.

산업 특성상 지금은 피해가 없다해도 한번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것이 1차 산업의 특징이다. 농업을 포기하는 나라가 온존하기 힘들다.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 유비무환의 자세로 WTO파고를 넘어야 한다. 발등에 불 떨어진 농민들에게 "안심해도 된다"고 앵무새처럼 반복해서 될 일이 아니다. 농업을 첨단 산업과 접목해 미래 4차 산업의 주역으로 탈바꿈시키는 등 경쟁력 강화 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책 당국자들은 자리에만 앉아 있지 말고 무엇이 문제인지 농촌 현장을 찾기 바란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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