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양동시장'이 꿈꾸는 글로벌 문화관광시장

입력 2019.10.28. 11:25 수정 2019.10.28. 13:51 댓글 0개
박인철 경제인의창 광주신세계 관리이사

광주·전남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양동시장이 '2019 양동이 시월애 페스티벌'에 이어 31일 '양동이 올나잇 비어페스타'축제를 연다. 지역선도시장 육성사업으로 펼쳐지는 행사다.

지역 내 통키타 가수를 비롯해 대학 밴드 동아리 공연과 광주의 대표 락커 김경호밴드의 신명나는 락공연이 가을밤의 정취를 돋군다. 양동통닭의 명성을 맥주와 접목시켜 시장으로 시민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양동시장은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대형마트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전통시장만의 고유한 문화와 풍물시장으로서 장점을 살려 내외국인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문화 관광형 시장으로 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과 트랜디한 개성을 입힌 21세기형 전통시장은 국내 이용객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관광명소가 되며 성공사례를 만들어 가는 곳들이 있다. 365일 24시간 생동감이 넘치는 국내 대표 종합시장 남대문 시장은 하루 평균 40만명이 들르며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서울의 명소다.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은 넓은 부지에 1천226개의 점포를 갖추고 3천여 명에 이르는 상인들이 하루 1만 명 이상 시장을 찾는 고객을 맞이하고 있으며, 연 매출액이 3천억이 넘을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전주남부시장은 한동안 침체기를 겪다가 시장 2층에 청년몰을 만들어 젊은이들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전주의 대표 관광지인 한옥마을과 연계해 야시장을 열며 관광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제주 동문시장은 제주도에서 제일 크고 오래된 시장답게 온갖 곡식과 야채, 생선, 과일, 식료품은 물론이고 의류, 신발, 생활용품, 농기구까지 없는 것 없이 다 갖추고 있다. 게다가 관광객들을 위한 기념품까지 빼놓지 않고 고루 챙겨 놓았다. 올레 17코스가 지나가는 길목인 동문시장은 꼭 한번 들러봐야 할 여행 명소로까지 자리매김했다.

대구 서문시장은 대구의 대표적 관광형 전통시장으로 5천여개의 점포가 있고 주말이면 10만명의 사람들이 방문하는 장터다. 대구에서 가 볼만한 곳 하면 절대 빠지지 않는 곳이 서문시장이다. 낮에 서문시장을 가더라도 관광버스가 즐비하게 세워져 있고 여기저기 관광중인 외국인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 근현대사와 궤적을 같이 해온 부산 국제시장도 먹자골목, 만물의 거리, 젊음의 거리, 아리랑 거리 등 6공구로 나뉘어져 각각 전문화된 물품들을 도소매하고 있으며, 다양하게 특성화된 인근 자갈치 시장, 깡통시장과 함께 거대한 상권을 형성하며 쇼핑과 관광의 중심지로 자리하고 있다.

특히 부산의 전통시장들이 관광형 시장으로 자리잡은 데에는 부산이라는 도시의 인구 규모도 역할을 했겠지만 외부에서 사람들을 오게 할 수 있는 관광 컨텐츠와 숙박시설 등 관광 인프라가 넘쳐나고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2015년 당시 광주신세계는 관내 전통시장 활성화 및 관광 명소화를 위한 상생협약을 맺었다. 필자는 양동시장 권역 7개 시장, 화정동 서부시장 상인회장들과 함께 부산의 국제시장 자갈치시장의 관광형 시장으로 성공한 스토리를 배우기 위해 이틀간 벤치마킹을 다녀온 적이 있다. 인근에 대형 쇼핑몰이 반대를 무릅쓰고 입점해 들어왔지만 상권이 더욱 커지며 오히려 국제시장 자갈치시장은 고유의 경쟁력을 가지고 훨씬 늘어난 유동고객들로 인해 더욱 활기를 뛰고 있는 걸 부럼움의 눈으로 바라봤다.

우리 지역의 전통시장들이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성공하려면 먼저 지역내 시민들의 적극적인 이용도 중요하겠지만 볼거리 즐길거리 측면에서 아무런 매력이 없는 광주라는 도시에 외부 사람들이 오게 할 수 있는 관광의 핵심 컨텐츠와 인프라 구축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무등산 관광 궤도열차를 타기위해 주말이면 도심에 관광객이 북적인다. 하루 숙박을 잡고 아시아문화전당에서 공연을 본다. 저녁에는 관광객들이 '양동시장'에 들러 '양동통닭'에 생맥주한잔 기울이고, 남도의 산해진미를 맛보고, 신선한 야채 수산물을 한봉달이씩 구입한다. 글로벌 문화 관광시장 양동시장이 꿈꾸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그런 날이 현실로 속히 오기를 고대하고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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