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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야당 간츠 대표, 연정 협상 돌입···진보통합정부 목표

입력 2019.10.23. 10:02 댓글 0개
네타냐후의 연정구성 실패 후 협상권 물려받아
이번에도 연정 구성 안되면 3차 재선거 불가피 전망도
【예루살렘=AP/뉴시스】 지난 9월19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열린 시몬 페레스 전 대통령 총리 추도식에서 조우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사진 오른쪽)와 베니 간츠 카홀라반 대표(사진 왼쪽). 2019.10.23

【서울=뉴시스】이재우 기자 = 중도 성향 이스라엘 제1야당 카홀라반(청백)의 대표인 베니 간츠가 오는 23일(현지시간)부터 연정 구성 협상에 돌입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1일 연정 구성에 필요한 크네세트(의회) 과반 의석(120석 중 61석) 확보에 실패했다고 선언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총선 재선거에서 킹 메이커로 떠오른 보수정당 '이스라엘은 우리의 집'이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간 통합정부 구성을 촉구하며 특정 정치세력을 단족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어 간츠가 연정 구성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연정 구성권 부여 권한을 가진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이 3차 재선거에 부정적인 만큼 제3의 인물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도 있지만 어느 세력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재선거 결과를 감안하면 3차 재선거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2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리블린 대통령은 23일 오후 8시께 임명식을 열어 간츠에게 연정 구성권을 부여할 예정이다. 대통령실은 간츠가 이날 신임 총리 후보직에 오르고 국가 주요 안보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게 된다고 확인했다.

간츠는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 실패를 선언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정 구성 전망과 관련해 "우리는 항상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카홀라반은 같은 날 성명을 내어 "더이상 망설일 시기는 끝났다"면서 "(이스라엘은) 한달전 진보적인 통합정부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이는 보수 성향인 네타냐후 총리와 협상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카홀라반 관계자는 TOI에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이 총리직을 유지하는 것 이외 아무 것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했다. 그는 협상을 시작하려고 하지도 않았다"면서 "우리는 공개적이면서 신중하게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우리의집은 이날 2차 연정 구성 협상에도 특정 후보를 총리로 지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동반자인 초정통파와 우파정당들은 여전히 네타냐후 총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리쿠드당 관계자는 "간츠가 연정 구성에 실패할 것"이라면서 "이후 정당들은 남은 21일 동안 정부를 수립하기 위해 요구를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TOI는 리블린 대통령이 제3자에게 연정 구성권을 부여할 수 있지만 그마저 실패한다면 자동으로 3차 재선거가 실시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리블린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네타냐후 총리에게 연정 구성권을 부여했다. 이스라엘은 내각제 국가로 대통령이 총선에 참여한 정당 지도자들과 협의를 거쳐 총선 2주 이내 연정 구성 가능성이 높은 정당의 대표를 총리 후보로 지명하고 연정 구성권을 부여한다.

총리 후보는 28일 이내 다른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해야만 한다. 연정 구성 협상이 지연될 경우 대통령에게 14일간 추가 협상 시한을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1차 시한을 사흘 앞두고 연정 구성 실패를 선언했다. 어느 세력도 과반을 차지하기 힘든 이스라엘 정계 구성 때문이다.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재선거에서 32석을 차지하는데 그쳐 제2당으로 내려앉았다. 초정통파와 보수정당을 중심으로 한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동맹의 전체 의석은 총 55석에 불과하다.

간츠도 이번 선거에서 33석을 차지했지만, 자신을 총리 후보로 지지하는 중도보수와 좌파, 노동계, 아랍계 정당 의원은 모두 54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아랍계 정당 소속 10명은 연정에 참여하지 않는다.

리블린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간츠에게 전례에 따라 총리직 임기를 절반씩 나눠 수행할 것을 제안했지만 두 정당은 누가 먼저 총리가 될 것인지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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