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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건설⑤]GS건설, 싱가포르서 '기술력·안전·품질' 독보적 위상

입력 2019.10.23. 09:00 댓글 0개
품질·공기 준수 앞세워 '건설 한류'…시공능력 입증
세계 최초·최대인 빌딩형 차량기지 'T301' 수주 초대박
【서울=뉴시스】 GS건설의 싱가포르 북부 지하철 환승역사 공사 현장인 T203 공구.

【싱가포르=뉴시스】박성환 기자 = "까다로운 싱가포르 발주처에 GS건설 시공 능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습니다."

싱가포르 북부 지하철 환승역사 공사 현장인 T203 공구. 이곳은 북부 우드랜즈(Woodlands)지역과 남부 마리나 베이(Marina Bay)지역을 연결하는 총 연장 30km의 톰슨 라인(Thomson Line) 지하철 공사 25개 공구 중 하나다. 131m 규모의 터널 공사와 환승 및 방공호 역사인 우드랜즈역(Woodlands Station)을 건설하는 공사다.

지난 11일 기자가 방문한 T203 공구의 공정률은 99.7%. 오는 12월 '오픈 하우스(open house)' 행사를 앞두고 막바지 공사와 점검이 한창이었다.

지하철 내·외부 인테리어 작업도 거의 마무리됐다. 일반적인 지하철 역사와 달리 나무 소재로 벽체를 감싼 인테리어가 북 카페를 연상케 했다. 지역 ‘아트디렉터’가 지하철 내부 인테리어에 참여했다.

개찰구를 통과하고 계단을 내려가자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승강장이 나왔다. 승강장 폭이 50m에 달해 넓고 쾌척했다. 현지 직원들이 에스컬레이터와 소방 설비 등을 점검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시운전에 나선 지하철이 수시로 오갔다.

장은석(49) 현장소장은 "T203 공구는 단순히 지하철 역사를 하나 만든 걸 넘어선 GS건설의 기술력을 싱가포르에서 증명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며 "까다롭기로 유명한 싱가포르 발주처에 GS건설의 강점인 신뢰와 기술 역량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준공까지 난관이 적지 않았다. 까다로운 각종 인허가 절차와 예상치 못한 난관들로 한순간도 마음을 놓기 힘들었다.

GS건설은 구조물 기초 및 굴착작업을 위한 '가시설용 말뚝'(SBP·secant bored pile) 공사를 외부 업체나 협력사에 맡기는 대신 직영했다. 원가절감과 GS건설만의 기술력을 입증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파일(pile) 직영 공사의 걸림돌이 있었다. 지하철 'NSL(North South line)'이 오가는 교량이 공사 현장에서 불과 6m 밖에 떨어지지 않았다. 발주처인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은 공사 과정에서 크레인이 넘어져 교량을 덮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하지만 GS건설은 직접 발주처를 찾아가 수십 번 설득한 끝에 공사 허가를 받았다. 단 1건의 안전사고 없이 파일 공사를 마무리했다.

도로를 옮기고 다시 복구하는 작업 역시 만만치 않았다. 공사 현장은 아파트와 상가 등이 밀집해 있어 평소에도 교통량이 많은 곳이다. 우회도로를 만들고 지장물을 이설하느라 밤샘 공사를 마치고 현장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는 건 예삿일이었다.

T203 공사는 난관의 연속이었다. 지하의 단단한 화강암 암반층이 최대 걸림돌이었다. 단단한 암반 때문에 굴착에 난항이 겪었다. GS건설은 폭약을 설치해 발파하는 대신 암반에 구멍을 뚫고 기계를 이용해 쪼개는 굴착 방식을 택했다.

【서울=뉴시스】 GS건설의 싱가포르 북부 지하철 환승역사 공사 현장인 T203 공구 위치도.

GS건설에게 안전은 기본이다. T203 공구는 변수가 많고 위험요소가 커 초기부터 철저하게 안전을 관리했다. 현장 근로자에 대한 안전 교육 훈련과 안전점검 강화, 지속적인 위험 요소 제거 등으로 안전 관리에 집중했다.

GS건설은 지난해에는 발주처인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으로부터 안전 현장으로 인정받았다. 육상교통청이 주관한 '안전경진대회'에서 ▲우수 안전 보건 관리 사업장 ▲우수 환경 관리 사업장 ▲카테고리 1 무재해 달성 현장 등 3개 부분 상을 받았다. 2017년에도 우수 안전 보건 관리 사업장과 우수 환경 관리 사업장 등 2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GS건설 토건 부문의 해외 진출은 1990년대 이후 사실상 단절됐다, 2009년 싱가포르에서 지하철 사업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지난 2009년과 2011년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은 도심지하철 2호선 10개 공구, 3호선 18개 공구 등 총 28개 공구를 발주했다. 이 중 한국 건설사가 가장 많은 10개 공구를 수주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건설 강국임을 입증한 바 있다. GS건설은 당시 싱가포르 도심 지하철 2호선 2개 공구(C911 약 1억3000만 달러·C913 약 2억2000만 달러), 3호선 2개 공구(C925 1억7000만 달러·C937 2억1000만 달러)를 수주했다. 이어 2013년 추가로 발주한 톰슨라인에서도 T203(2억4000만 달러)을 수주했다.

지난 2015년 6월 육상교통청의 3억2000만 달러 규모의 T3008 차량기지 지반개량 공사를, 지난해 3월에는 역대 최대 규모 공사인 14억6000만 달러(한화 약 1조7000억원) 빌딩형 차량기지 공사 T301프로젝트까지 수주해 싱가포르 지하철 공사로만 7건, 금액으로 약 3조2000억원에 이르는 누적액을 기록했다.

장은석 현장소장은 "전 세계 건설업체의 각축장으로 불리는 싱가포르에서 GS건설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며 "GS건설의 경쟁력은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기술력이 원천"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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