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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 있나···경찰, '美대사관저 월담' 압수물 분석 돌입

입력 2019.10.23. 06:30 댓글 0개
22일 약 7시간25분 압수수색…지연되기도
휴대기기 등 포렌식…확보 자료 토대 수사
대학생 일부 구속된 가운데 이례적 압색
"배후에서 지시한 자 철저히 수사할 것"
경찰조사 묵비권 행사도 압색 원인인 듯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경찰이 지난 22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사용하는 서울 성동구 소재 비영리민간단체 '평화이음'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고 있다. 2019.10.22. (사진=독자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 담을 넘어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침입한 진보 성향 단체를 상대로 전격 압수수색을 진행한 경찰이 23일부터 압수물 분석에 주력, 본격적인 '배후' 여부 규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전날 오전 10시25분께부터 오후 5시50분께까지 약 7시간25분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이 사무실로 이용하는 성동구 소재 비영리민간단체 '평화이음'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영장을 집행하려는 경찰과 항거하는 대진연 측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압수수색이 지연됐으며, 본격적인 집행은 오전 11시20분께부터 약 6시간30분간 이뤄졌다.

이에 대해 대진연은 전날 SNS에 "미국 대사관저 투쟁을 한 학생이 주소지를 이 사무실로 썼다"면서 "100여명에 가까운 인원이 무리하게 압수수색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단체 회원들의 휴대기기 등에 대해 포렌식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관련자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전날 대진연 소속 일부가 구속된 가운데 경찰이 이 사건만으로 압수수색까지 감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따라서 경찰은 대진연의 이번 사건에 '배후'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이를 확인하기 위한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경찰 관계자는 앞서 "체포된 피의자 외에도 여타 공범 및 불법 행위를 배후에서 지시한 자들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엄정하게 사법 처리할 예정"이라고 전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소속 대학생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 미국대사관저에서 방위비분담금 협상 관련 기습 농성을 하기 위해 담벼락을 넘고 있다. 2019.10.18. mangusta@newsis.com

연행된 이들이 묵비권 행사를 이유로 경찰 조사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는 것 역시 압수수색의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윤소하 정의당 의원실에 흉기와 새로 추정되는 동물 사체, 협박편지가 든 택배를 보내 재판을 받고 있는 같은 단체 소속 유모(35)씨 역시 경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했고, 유씨에 대한 자택 압수수색이 진행되기도 했다.

대진연은 사다리를 타고 미국 대사관저로 들어가 "해리스는 이 땅을 떠나라" "분담금 인상 절대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친 대학생들이 속한 단체다.

대진연 소속 대학생 등 19명은 지난 18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주거침입) 등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됐다.

서울중앙지법은 구속영장이 청구된 7명 중 4명에 대해 "범죄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있다"며 지난 21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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