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쿠르드족에게 국가는

입력 2019.10.22. 18:06 수정 2019.10.22. 18:06 댓글 0개
박지경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정치부장

지난 9일 터키는 '평화의 샘'이라는 작전명으로 시리아 북동부를 공격했다. 그곳에 거주하는 쿠르드족을 몰아내기 위해서였다.

앞서 지난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군의 시리아 철군을 전격 발표했다.

미국은 쿠르드족과 오랫동안 동맹관계를 맺어왔다. 특히 최근 4년여동안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함께 싸웠다. 미국의 또 다른 동맹국 터키가 예전부터 쿠르드족 공격을 예고했지만, 시리아 주둔 미군이 방패막 역할을 해왔다. 그런 상황에서 미군이 철수를 하자 쿠르드족은 사실상 미국에 '토사구팽'을 당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때문에 미국은 혈맹을 배신했다는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쿠르드족은 이란·이라크·터키·시리아 등에 뿔뿔히 흩어져 있는 세계 최대 유랑 민족이다. 기원전 3세기부터 이 지역의 국경 산악지대에서 유목하며, 고유의 언어와 생활양식을 지키며 살았다. 현재 인구는 3천~4천만명에 이르는데, 이 중 1천500만명이 터키에 살고 있다. 이 때문에 쿠르드족의 독립을 우려하는 터키는 타지역의 쿠르드족을 경계해 왔다.

쿠르드족은 중세 때 아라비아의 통치를 받은 이후 계속 이민족의 지배를 받았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부터 수차례 독립을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주변국의 방해 등으로 실패했다.

특히 쿠르드족은 1차 세계대전 때 연합국의 일원으로 오스만제국(터키 전신)에 대항해 싸웠으나 영국의 배신으로 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주변 국가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후 터키에 아라라트 공화국, 이란에 마하바드 공화국을 세웠지만 단기간에 멸망했고 이라크와 수차례 싸우며 독립을 추진했으나 주변국의 배신으로 좌절됐다. 이 같이 국가의 형태를 갖춘 듯한데 국제사회에서 아직도 국가로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곳은 팔레스타인·까탈루냐·압하지야·아크웨사스네·소말릴란드 등이 있다. 약소민족의 슬픔이다.

얼마 전 저널리스트 조슈아 키팅의 '보이지 않는 국가들'이란 책을 접한 적이 있다. 국가의 체제를 모두 갖추고도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나라들의 면면을 살피며, 현재의 국가를 표시하는 세계지도가 실상은 깊이 요동치고 있음을 알리는 내용이다. 우리에게 국가란 존재는 무엇인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안겨준 책이다. 박지경 정치부장 jkpark@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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