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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이 만난 사람] ‘행여 공부를 하려거든’ 정경오 교사

입력 2019.10.21. 15:57 댓글 6개
‘14년차’ 광주 대동고 현직 국어교사
3625명 제자 공부 습관 관찰기 출간
“공부 잘 하려면? 학교 수업이 전부”


‘행여 공부를 하려거든’ 책 제목부터 매력적이다. 책장을 넘겨보지 않을 수 없을 정도다. 심지어 고등학교 현직 국어교사가 14년간 가르쳤던 3625명의 제자들의 공부 습관을 기록, 분석한 관찰기다.

책의 저자는 광주 대동고 정경오 교사. 정 교사는 성공과 실패는 단순히 1등이냐, 꼴등이냐가 결코 아니라면서 ‘얼마나 내 꿈에 성실한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느냐’로 갈음된다고 말했다. ‘의지는 쓸모없는 것’이라는 그는 ‘의지보다 더 필요한 것은 습관’이라고도 강조했다. 공부를 잘하는 107가지 습관 중 가장 중요한 것 역시 습관이라고 말하는 그를 만나봤다.




A교단에서 말고도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2016년 '현대시 공부법'에 이어 지난해 공부습관 에세이 ‘행여 공부를 하려거든’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어릴 적부터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교사가 된 후에도 학교에서의 일과를 메모하던 것이 좋은 재료가 됐다. 학습에 열의가 있는 학생들과 그렇지 않은 학생들의 모습을 적어둔 것이 쌓이다보니 공부를 하려는 학생들에게서 공통적인 행동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공부하려는 방법’을 말로 설명하면 잔소리로 치부될까봐 글로 남겼다.




A아주 내성적인 아이였다. 친구들과 어울려 밖에서 뛰노는 것보다 차분히 앉아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다. 현실에는 없는 세계가 책 속에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더욱 책에 빠졌던 것 같다.

가족, 친구보다 책과 대화하는 것이 더 좋았을 정도다. 또 거울을 보며 책에서 얻은 것들을 설명하는 것을 즐겨했다. 거울 밖의 내가 거울 속의 나에게 수업을 하는 방식이었다. 이런 놀이방법 덕분에 어릴 적부터 교사를 꿈꿨다.




A유태인들의 교육방법 중에는 ‘하부르타’라는 게 있다. 탈무드 경전을 읽게 한 뒤 학생들끼리 질문하고 답하며 토론하는 방식인데 귀로 듣고 머릿속으로 정리하는 공부법보다 대화를 통해 생각을 고도화 시키는데 효과적인 공부법이다.

사실 학생 스스로가 거울 속 나를 가르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토론 수업 방식을 자주 도입한다. 우선 조는 학생들이 없어서 수업 집중도가 높고 학생들 역시 귀로 배운 내용을 입으로 내뱉으며 상기하다보니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고 하더라.




A‘행여’라는 부사 속에 많은 것을 담았다. 그렇다고 공부를 잘하는 비결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학생이든, 어른이든 어떤 종류의 공부가 되었건 공부를 하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세를 이야기하고 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공부는 머리가 아닌 몸으로 하는 것’이다. 머리는 타고나지만 이를 뛰어 넘을 수 있는 것은 몸이다. 행동이다. 습관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누구도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않고 있는 행동을 담았다. 단 하나라도 제대로 습관을 들이면 쉽게 공부가 되는 것을 설명했다.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것의 힘’. 그것을 이야기했다.




A‘공부 잘하는 비법을 꼽는다면?’ 책 출간 후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사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수 백 가지의 습관이 필요하다. 감히 이중에서 중요항목을 꼽으라면 5가지를 강조한다.

첫째는 물음표를 다는 습관이다. 학습하는 모든 것에 의문을 달아보면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

둘째는 정리다. 복잡하게 얽힌 자료를 단순화하는 것이다. 요점정리를 위해 불필요한 가지치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중요 키워드만 남는다. 셋째는 대화를 즐기는 습관이다.

넷째는 반복이다. 공부는 넓이가 아니라 깊이다. 의문이 조금이라도 남는다면 끊임없이 반복하며 숙성시켜야 한다. 다섯 번째는 가장 중요한 습관, 바로 계획이다.

모든 공부의 첫 걸음은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현실을 명확히 진단하고 실천 가능한 목표치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A습관은 어릴 적부터 채득되어야 한다. 땅을 고르고, 씨앗을 심고, 물을 주면서 열매 맺기까지 끊임없이 가꾸는 농부의 마음으로 하는 것이 바로 공부다. 생각날 때마다 다시 보고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는 과정이 쌓이는 것. 그것이 바로 공부다.

다섯 가지 습관을 모두 가질 필요는 없다. 이 중 단 하나라도 제대로 실천한다면 공부 어렵지 않다고 자부한다.




A자신있게 ‘맞다’고 말하고 싶다. 공부를 잘하려면 학교공부가 전부다. 지난 14년여 가르쳤던 3600여명의 학생들의 생활태도, 공부습관, 어떤 생각가지고 살아가는지 등을 정리한 결과 역시 학교 수업 집중도가 높을수록 좋은 결과를 얻더라.

더욱이 수시 제도 자체가 학교 내부에서의 활동만을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수업을 비롯해 학교 생활에 충실한 학생 일수록 결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학교 밖 학습에서 해답을 얻으려는 학생들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학원은 학교에서의 연장선상이 되어야 하는데,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는 불안감을 학원에서 채우려는 게 문제다.

학교에서의 공부를 통해 몸에 영양분을 채운 뒤 학원에서는 숙성의 시간을 보내야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학교에서 먹은 좋은 음식도 소화시키지 못했으면서 몸에 좋다는 이유로 밖에서 또 다른 음식을 구겨 넣는 셈이다.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학교 안에 있는데 외부에서만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지 안타깝다.




A물론이다. 하위권 성적으로 입학했다가 말도 안 될 것 같은 성과 이룬 친구들 적지 않다. 이 친구들의 공통점은 딱 한 가지, ‘성실, 끈기’다.

남들보다 일찍 등교해서 남들보다 5분 더 학습에 매진하는 습관을 유지하면 남들보다 뒤늦게 공부에 매진하더라도 수능에서, 대입에서 충분히 좋은 성과 낼 수 있다.




A교사인 아내와의 사이에 초등학교 5학년 딸과 5살 난 아들을 두고 있다. 별다른 교육법이 있다기보다 몇 가지 신경 쓰는 부분은 있다. ‘대화 즐기기’, ‘입보다 귀 앞세우기’, ‘습관 키워주기’ 등이다.

대화는 모든 교육의 기초이자 심화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생각을 말로 잘 표현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는 데 노력하고 있다. 방법은 쉽다. 어떤 이야기를 하던 잘 들어주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아이가 대화를 주도하게 되고 자존감도 높아지더라. 또 부모의 경청하는 자세가 아이로 하여금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데 효과가 있더라.

마지막은 습관 키워주기다. 아이에게 어떤 모습을 강요하기 전에 부모가 그 모습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가 책을 읽었으면 싶을 때에는 부부가 먼저 독서를 시작하는 등의 방법을 쓴다.




A광주 대동고 3학년5반 29명 제자들에게 하겠다. 긴 말 않겠다.

야 이놈들아, 일어나. 정신차려라

‘하드워커(hard worker)’가 되지 말고 ‘하드싱커(hard thinker)’가 되라.

매사에 의문을 가져라.

뉴스룸=주현정기자 doit85@srb.co.kr·김경인기자 kyeongja@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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