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팝업스토어 가다①]방탄소년단×아미 6년간 함께한 세계관 구현
입력 2019.10.20. 13:42 댓글 0개내년 1월5일까지 80일간 운영...휴식 'F&B존'까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방탄은_나의_소우주" "아이 퍼플 유(I purple you·보라해)."
투명한 버스정류장 벽에 그룹 '방탄소년단'(BTS) 팬클럽 '아미'의 진심이 아로새겨진다. 암호 같지만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와 아미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는 신호들.
'화양연화 더 노트'의 일곱 소년들이 처음 만났던 곳이자 그들의 아지트가 있는 송주제일중고등학교 인근의 버스정류장. 이를 재현한 실물이 강남역 인근 한 때 카페 건물이었던 2층에 들어섰다.
정류장 앞 가판대에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로 출간된 '화양연화 더 노트'가 놓여 있다. 그 앞 쇼케이스 안의 '화양연화 아트토이'는 '러브 유어셀프 : 하이라이트 릴'의 장면을 모티브로 삼았다.
방탄소년단은 체험이다. 카페 건물이었던 지하 1층, 지상 3층 공간을 통째로 빌려 차려진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 '하우스 오브 BTS'가 증명하는 사실이다.
20일 오전 방문한 '하우스 오브 BTS'에서 방탄소년단 세계관에 풍덩 빠졌다. 방탄소년단과 팬클럽 '아미'가 지난 6년간 함께 만들어온 세계관과 역사가 물리적으로 구현된 공간이었다.
세계관은 지적인 측면뿐 아니라 실천·정서적 측면을 아우르는 세계 파악을 목적으로 한다. 방탄소년단은 이 세계관을 적극 도입한 팀이다.
철학 용어이던 세계관은 게임, 영화 등으로 넘어오면서 시나리오의 근간을 이루는 시간적, 공간적, 사상적 배경을 가리키게 됐다. 캐릭터부터 전반적인 이야기를 구성하는 뼈대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DC 익스텐디드 유니버스' '다크 유니버스' 등 할리우드의 대형 영화 스튜디오들도 이런 세계관을 구축했다.
K팝 첫 '빌보드 200' 1위에 세 차례나 오른 방탄소년단은 이 세계관으로 K팝을 넘어 세계 대중음악의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을 듣는다.
'학교 3부작' '청춘 2부작'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 등 앨범을 낼 때마다 연작 형식으로 스토리텔링을 형성한 뒤 한 세계관을 만들고 팬들을 끌어들였다. 이런 공감대는 세계적인 팬덤 구축으로 이어졌다. '방탄소년단 유니버스'(BU)로 불린다.
'하우스 오브 BTS'는 이 BU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단지 MD를 사고 파는 팝업스토어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래서 2층의 체험형 쇼룸을 주목해야 한다. 관람객이 오감으로 공간을 느낄 수 있다.
'DNA 테마존'은 방탄소년단 히트곡 'DNA' 뮤직비디오 속 컬러풀한 우주 배경이 3면에 펼쳐지는 프로젝션 룸을 경험할 수 있다. 공간 가운데 자리한 터치패드를 조작하면 3면 공간 전체가 움직이는 인터랙션을 체험할 수 있다
'보이 위드 러브(Boy With Luv) 테마존'에는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플로어 피아노를 설치했다. 뮤직비디오 속 퍼포먼스를 따라하며 연주할 수 있게 했다. '아이돌 테마룸'은 방탄소년단 히트곡 '아이돌' 뮤직비디오에 등장한 장면을 재현했다.
다락방 콘셉트의 3층으로 올라가면 또다른 선물 같은 공간이 펼쳐진다. '홈(Home)' 테마 존이 그것이다. 방탄소년단 앨범 '페르소나' 콘셉트와 화보에 등장한 다락방을 형상화한 공간이다. 그곳에 들어가면 안락함 그리고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친밀함을 느낄 수 있다. '방탄소년단의 집'이라는 이번 팝업스토어 이름처럼 집에 초대받는 느낌이다.
또 방탄소년단의 심볼을 형상화한 그래픽 디스플레이, 방탄소년단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AR 키오스크도 방탄소년단 세계관 체험판이다. 3층 야외 정원에는 '아미밤 테마존'도 마련했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불이 켜지는 약 2m 크기의 대형 아미밤이 곳곳에 설치됐다.
물론 새상품을 비롯 200여 종의 MD도 만날 볼 수 있다. 입장 공간인 지하 1층의 메인 쇼룸은 최근 앨범 '맵 오브 더 솔 : 페르소나'의 핑크 컬러를 테마로 꾸며졌다. '하우스 오브 BTS'에서 판매하는 모든 MD가 전시돼 있다.
입장 시 웰컴 키트를 받게 되는데 그 안에는 제품 카탈로그 주문지가 들어 있다. 마음에 드는 상품을 표기, 관람이 끝난 후 주문, 수령해 받게 된다. 웰컴 키트에 포함된 슬랩 밴드는 북미·유럽에서 펼쳐진 팝업 스토어에서 인기를 누렸던 것이다.
이번 서울 팝업 스토어에서 처음 만날 수 있는 BTS 캐릭터도 있다. 멤버들의 특징과 매력을 귀엽게 표현한 SD형(Super Deformation : 큰 머리·짧은 다리와 다소 큰 몸체가 특징) 캐릭터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기존 팝업스토어에서 볼 수 없었던 F&B존이 새롭게 추가됐다.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관람을 마친 팬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음료와 디저트 메뉴를 제공한다. 추후 방탄소년단을 테마로 한 특별한 메뉴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방탄소년단의 스타디움 월드투어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 투어 도시의 팝업스토어에서 선보였던 시티 시그니처 MD의 서울 버전도 '하우스 오브 BTS'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서울을 대표하는 건축물을 포함해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서울에서 즐겼던 문화와 음식, 사연이 깃든 물건을 소재로 한 티셔츠 등의 MD를 만나볼 수 있다.
이번 팝업스토어는 지난 18일 오전 10시 문을 열었다. 전날 밤 오후 9시부터 줄을 서는 팬이 생기고 오픈 직후 약 1000명 가까이 줄을 늘어서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날도 오전부터 500여명 가까이 줄을 섰다.책을 읽거나 도란도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아미들은 다국적이었다. 한국은 물론 일본, 동남아시아, 미주, 유럽 등지에서 온 이들이었다. 10대부터 50대까지 나이대도 다양했다
말레이시아에 온 하니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한층 가까워지는 느낌이 든다며 즐거워했다. 한국에 여행을 왔다 평소 좋아한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가 열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방문했다는 그녀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흔적, 생각이 담긴 엠디를 사고 체험공간을 경험하면 더 친밀해진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이번이 첫 방문인데 꾸준히 엠디를 사서 모으고 싶다"고 했다.
내년 1월5일까지 80일 동안 열린다. 방탄소년단이 26·27·29일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를 여는 만큼 당분간 '하우스 오브 BTS'를 방문하는 아미들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빅히트는 상품을 꾸준히 업데이트한다는 계획이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열리고 수요일은 휴관이다.
'하우스 오브 BTS'는 11월23일부터 12월29일까지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등 일본 3개 도시에서도 운영된다. 일본의 대형 오프라인 쇼핑몰 '시부야 109'에서 열리는 팝업스토어는 서울 '하우스 오브 BTS'의 콘셉트를 그대로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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