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인형으로 시대를 조명하다···보더라인·잊혀진땅
입력 2019.10.18. 19:56 댓글 0개【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하늘을 나는 퍼포먼스는 뭔가를 초월한다는 느낌을 줘요. 시적인 이미지를 부여해서 관객이 꿈을 꿀 수 있게 하고 싶었어요."(무용 '보더라인 : 경계에서' 안무가 세바스티앙 라미레즈)
"인형을 통해 보이지 않는 방사능을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과거에 사람이 살았던 곳에 이제는 유령이 산다는 느낌도 줄 수 있고요. 무엇보다 우리가 사는 세계와 평행으로 보여주려는 마음이 컸어요."('잊혀진 땅' 연출 장 미셸 드우프)
'시대를 조명하다'라는 주제로 대학로 일대에서 펼쳐지고 있는 '제19회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스파프)에 부합하는 두 작품이 있다.
프랑스의 왕 라미레즈 컴퍼니 '보더라인: 경계에서'(18~1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와 벨기에 극단 포인트제로의 '잊혀진 땅'(18~20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이다. 두 작품은 우리 사회가 맞닥뜨리고 있는 사회적 현안들을 몸을 통해, 인형을 통해 가장 시(詩)적으로 표현한다.
'보더라인 : 경계에서'는 힙합과 발레, 애크러배틱과 공중장비를 활용해 중력을 잊게 만드는 공중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이런 다양한 장르의 어우러짐, 이들과 만나는 기술은 상호작용하며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계를 환기시킨다.
한국계 독일 안무가 왕헌지(왕현정)와 프랑스 안무가 세바스티앙 라미네즈가 2013년 만든 작품이다. 왕 레미네즈라는 무용단 이름은 커플이기도 한 두 사람의 성을 딴 것이다.
왕 안무가는 18일 아르코예술극장에서 "자유를 원하는데, 전통이라는 틀 안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닌지를 돌아봤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자유에 대한 이야기에요. 자유를 원하지만 자유에는 제한이 있는 것 같아요. 오히려 박스 안에 갇혀 있을 때 안정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죠. 작품 속에 등장하는 프레임을 통해서 그런 문제를 다루고자 했어요."
왕 안무가의 부모는 한국인이다. 1970년대 후반 독일로 이민을 가서 왕 안무가를 낳았다. 독일에서 자란 왕 안무가는 한국어보다 독일어와 영어에 익숙하다. 그녀는 "부모님의 뿌리를 찾아서 온 것이라 기쁘고 자랑스럽다"면서 "최근 한국 공연예술계가 많이 발전을 했다고 들었어요. 저희 공연 형식이 받아들여지게 됐다는 것이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라미네즈는 "저희가 커플이라 함께 음식을 비롯해 한국 문화에 대해 알아가고 있어 재미있다"면서 "새로운 문화를 알아간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라고 흥미로워했다.
2018 벨기에 언론사 최우수 공연상을 수상한 포인트제로의 '잊혀진 땅'은 픽션과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바탕으로 했다.
기억 속으로 사라진 진실과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그린다. 인형들로 극을 꾸민다. 인형들은 전혀 아름답지 않은 인간의 얼굴로 객석에 앉은 인간의 속내를 바라본다.
장 미셸 드우프 연출가와 극단 포인트제로 단원들이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일어난 우크라이나를 방문, 현장을 살펴보고 당시 그곳에 거주했던 사람들의 증언에 예술적 상상력을 더했다. 작년 1월 벨기에 포쉐극장에서 초연했다.
드우프 연출은 아내와 함께 체르노빌 관련 책을 읽으면서 이 소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체르노빌 지역의 아이를 유럽 곳곳으로 홈스테이를 보내는 프로그램을 통해 체르노빌 지역의 아이와 한 달 정도 함께 생활하기도 했다.
체르노빌은 이미 미국 HBO 드라마 '체르노빌', 벨라루스인 아버지와 우크라이나인 어머니 사이에서 기자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이미 상세히 다뤘다. 우리가 이 소재를 공연으로 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드우프 연출은 "체르노빌을 다룬 공연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벨기에만 해도 젊은 사람들은 이 소재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했다.
이 공연 중 바닥에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검은 물질이 내내 깔려 있다. 도우프 연출은 "더러움을 의미해요. 종말에서 타고 남은 재, 그런 것을 의미할 수 있죠. 체르노빌 한복판에 있는 도시의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포인트제로의 작품에는 항상 인형과 배우가 함께 등장한다. 배우의 모습을 굳이 가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드우프 연출은 "실제 배우와 인형의 관계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다.
realpaper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아시아 문화, ACC 박물관에서 간접 체험해요" 2023년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 워크숍 모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이 아시아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은 운영해 눈길을 끈다. ACC는 아시아문화박물관의 전시, 소장품 및 아카이브를 연계한 교육으로 시민 곁을 찾아간다.ACC는 다음달부터 6월까지 아시아문화박물관 문화교육실5에서 인도네시아 바틱과 동아시아 출산의례를 주제로 'ACC 박물관 교육'을 운영한다.먼저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 인도네시아 바틱'에서는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인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와 연계해 인도네시아 전통 염색기법인 바틱에 대해 알아본다.이번 워크숍은 지난해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를 다녀온 이혜미, 오세린 작가가 함께한다.인도네시아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담은 시간으로 구성했으며, 바틱 직물을 활용해 오브제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워크숍은 다음달 11일, 5월 9일, 5월 23일, 6월 27일 4차례 진행된다.'동아시아 출산의례' 교육 포스터.이어 아시아 출산의례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생활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강의도 열린다.이번 교육에서는 동아시아 과거 전통문화와 근현대에 이르는 민간문화를 포함해 출산의례를 알아보는 의식주 문화와 생활풍습에 대해 조명한다.교육은 총 3회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아시아플러스 연구진이 강사로 참여한다.다음달 16일에는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이 '성과 속의 세계를 넘나드는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오는 5월 28일에는 김효경 한남대학교 중앙박물관 특별연구원이 '한국 출산의례와 설화 속 삼신이야기'를 주제로, 오는 6월 25일에는 한남수 선문대학교 교수가 '붉은 색의 두 얼굴, 중국의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한다.ACC가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 전시실을 개편해 지난 1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 도시 전시'에서는 계절풍을 따라 동남아시아의 해상 실크로드에서의 교육과 문화교류, 항구도시에서 만들어낸 고유한 문화 쁘라나칸과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화려한 그림과 조각, 신성하고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금속공예품, 열대의 문양을 품은 옷과 직물 공예, 자연에서 채득한 라탄으로 만든 목공예 등 동남아시아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신화와 신앙, 집과 옷, 이색적인 일상용품을 만나 볼 수 있다.'ACC 박물관 교육' 참가비는 무료로, 신청은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는 일반 대중들이 쉽게 아시아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문화박물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 · 전남도, 남도의병역사박물관 전시유물 공개 구입
- · 김환기 '전면점화' 50억에 팔렸다···서울옥션 3월 경매 114억치 낙찰
- · 예원, 김신영과 환상 케미 "데뷔 때 첫 예능 같이 했다"
- · '임지연♥' 이도현, 공군 입대 후 근황···훈훈한 외모 여전
- 1광주시가 알려주는 '벚꽃 명당' 어디?..
- 2밤에 열린 순천만국가정원 '나이트 가든투어' 시범 운영..
- 3[3월 4주] 사랑방 추천! 이달의 분양정보..
- 4DN솔루션즈, SIMTOS 2024에서 최첨단 공작기계 홍보..
- 5회식 후 갑자기 사라진 남편···범인들의 정체는?..
- 6이정현 "식사 잘 못하는 ♥의사 남편, 도시락 2개 챙겨"..
- 7나흘째 이어진 사직 행렬···병원장이 교수 직접 설득하기도..
- 8거대 양당 맞서는 부산 진보당·녹색정의당..
- 9민주당 양산갑·을 후보 합동 출정식···선거운동 돌입..
- 10조국, 한동훈 '정치 개 같이' 발언에 "한 마디로 조금 켕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