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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국감, 끝까지 '탈원전'···성윤모 "차질없이 추진"
입력 2019.10.18. 18:15 댓글 0개월성1호기 조기 폐쇄 논란에 산업장관 "원안위 결정 존중"
답변시한 앞둔 WTO 개도국 지위 포기 여부는 "부처 논의 중"
女 모습 본뜬 '리얼돌'까지 등장…"시장 육성 신중히 검토해야"
【서울=뉴시스】이승재 기자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업위)의 18일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에너지 전환 정책의 본질은 탈원전으로 현재 보유한 원전 기술과 산업 생태계가 모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 질의의 배경이다.
정부와 여당의 입장은 정반대다. 지난 2일 국감이 시작된 이후 지루한 공방전만 되풀이되고 의견 차이는 좁혀지지 않았다. 이들은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적정한 수준까지 늘리면 더 건강한 에너지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野, '탈원전→한전 적자→전기요금 인상' 논리 펼쳐
이날 자유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을 빗대 "신재생 천국으로 가기 위한 지옥행 탈원전 기차"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우리나라가 보유한 세계 최고의 원전 기술이 사장되고 있다"며 "한번 무너지면 다시 세우기 힘들다. 원전 기술을 잘 개발해서 안전하고 값싼 원전을 제공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에너지 전환 정책은 경주 지진으로 인한 현실 인식에서부터 원전에 대한 안전성과 국민 수용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것"이라며 "원전 산업을 망가뜨리지 않기 위해 법적인 절차를 통해 60년에 걸쳐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전력공사의 적자 원인도 탈원전 정책 탓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이를 메꾸기 위해 한전은 전기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고 결국 국민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견해도 내놨다.
같은 당 곽대훈 의원은 "한전이 적자를 내는 가운데 1조6000억원을 들여 한전공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말리지는 못할망정 산업부는 전기사업법 시행령을 개정해 전력산업기반기금으로 한전공대 지원에 나섰다"며 "사립인 한전공대에 정부가 재정을 지원하는 것은 안 된다. 전액 한전 예산으로 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의원은 질의 시간을 할애해 이런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송 의원은 "전기사업법 시행령에는 전력기금 사용 목적으로 '전력산업 분야의 전문 인력 양성과 관리'를 제시하고 있다"며 "또한 한전공대 설립비용은 한전이 책임지는 것이고 기금은 운영비용에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김종갑 한전 사장은 "현재 한전은 연구개발비로 5000억원 정도를 쓰고 있지만 융합연구가 되지 않아서 외부 용역을 줬던 과제는 성공적이지 못했다"며 "앞으로 1조원대의 연구를 해야 하는 업계 선두기업으로써 학교에서 융합연구를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성 장관은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 에너지 특화 대학 설립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한전이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인력 양성 사업의 일환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부의 월성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된 논쟁도 벌어졌다.
자유한국당 장석춘 의원은 "월성1호기 중단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나온 이후에 판단해야 한다"며 "이를 무시하고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결정한다면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 장관은 "월성1호기 정지는 법률적으로 적정 절차에 따라 결정했다"이라며 "이에 대한 실질적인 영구 정지는 원안위가 담당하고 있고 이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답했다.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논의 중"
이날 국감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유지 여부에 대한 질의도 있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답변 시한인 23일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위원이 "정부 입장은 정리된 것인가"라고 묻자 성 장관은 "관계 부처와 논의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위 의원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는 것은 농업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여기서 미국의 요구를 받으면 이후 양자협상에서도 미국 정부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른 산업 부분 이익에 부합하기 위해 농가는 많은 피해를 입었다"며 "더 이상은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 장관은 "농업 단체와 관계 부처들이 함께 소통하면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이를 포함해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치와 (WTO 개도국 지위 포기가) 가져올 효과들을 검토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국감장 출석한 '리얼돌'에 관심 쏠리기도
무소속 이용주 의원은 국감장에 '리얼돌'을 앉혀두며 이목을 끌기도 했다. '섹스 토이' 시장에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는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다.
이 의원은 "'섹스토이' 시장은 2015년 기준 24조원으로 2020년 33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업 대상으로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에서는 인형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출시까지 하고 있다"며 "산업부도 관련 시장에 대해서도 충분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 장관은 "정부가 산업적으로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지난 6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리얼돌이 수입되고 있다"며 "국내에도 비공식적으로 제조 가능한 업체가 4~5곳이 존재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이를 파악하고 있는 정부 부처가 없다"고 발언했다.
그는 "공산품에 대한 유통·제조·판매는 산업부가 주무 부처"라며 "규제적·산업적 측면에서 검토하고 조속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재차 권했다.
성 장관은 "관련 규정과 제도가 명확하지 않아 어느 부처에서 담당할지 정해지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russa@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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