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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훅 총기 난사, 오바마 정부의 거짓" 음모론자에 5.4억원 배상 평결

입력 2019.10.17. 17:50 댓글 0개
"오바마 정부가 총기 규제 위해 꾸민 일" 주장 책 내
【페어필드=AP/뉴시스】2012년 12월 17일(현지시간) 추모객들이 미국 코네티컷주(州) 페어필드에서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으로 사망한 6살 남학생 노아 퍼즈너의 장례식장을 나오면서 서로 위로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CBS뉴스 등에 따르면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은 버락 오바마 정부가 꾸며낸 일이라고 주장하는 책을 낸 저자가 퍼즈너의 아버지에게 45만달러(약 5억4000만원)를 지급하라는 배심원단 평결이 나왔다. 2019.10.17.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미국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은 실제로 발생한 적이 없으며 버락 오바마 정부가 꾸며낸 일이라고 주장하는 책을 낸 저자에게 유가족에 45만달러(약 5억4000만원)를 지급하라는 배심원단 평결이 나왔다.

2012년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초등학생 20명 등 28명이 목숨을 잃었다.

16일(현지시간) CBS뉴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위스콘신 데인카운티 배심원단은 15일 "아무도 샌디훅에서 죽지 않았다"(Nobody Died at Sandy Hook)의 저자이자 은퇴한 대학 교수인 제임스 페처에게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유가족 레너드 퍼즈너에 45만달러를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퍼즈너는 샌디훅 사건의 희생자인 노아(당시 6세)의 아버지다.

페처는 책에서 오바마 행정부가 총기 규제 강화 여론에 힘을 싣기 위해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샌디훅 사건을 거짓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희생자의 사망 진단서가 조작됐다고 쓰기도 했다.

페처는 손해배상 규모가 터무니없다면서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6일 이메일을 통해 "책이 금지되면 사람들은 진실을 찾기 위한 대안적인 시각을 빼앗기게 된다"고 강조했다.

공동저자인 마이크 펠라색은 지난달 퍼즈너와 합의했으며 구체적인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퍼즈너는 CBS 제휴사인 WISC-TV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의 책은) 내가 아들의 죽음에 대해 거짓말하고 있으며, 내 아들이 죽지 않았다고 사람들이 믿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페처에게도 샌디훅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믿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페처 같은 사람이 잘못될 권리와, 나나 내 아들 같은 사람이 명예훼손과 괴롭힘으로부터 자유로워질 권리의 차이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샌디훅 사건 이후 장례식에서 슬퍼하는 유가족들이 돈을 받은 배우라는 식의 음모론이 온라인상에서 퍼져나갔으며, 예상과 달리 많은 사람이 퍼즈너에게 살해 협박을 하면서까지 이 음모론을 신봉했다고 WP는 전했다. 퍼즈너는 재판에서 샌디훅 사건이 거짓이라고 믿는 사람들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WP에 따르면 퍼즈너는 6월 해당 책을 낸 출판사 편집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이겼다. 올해 초 출판사는 퍼즈너에게 사과했다고 CBS는 전했다.

퍼즈너의 변호인은 이번 결정은 유가족들이 진실을 위해 나설 수 있도록 하고 음모론을 퍼트리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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