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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플레 아닌가" "노동 정책 강화하나"···투자자 관심 컸던 뉴욕 IR

입력 2019.10.17. 09:00 댓글 0개
IB·PEF·자산운용사 관계자 100여명
저물가·노동 정책·수출 부진 관련에
확장 재정·통화 정책 관련한 질문도
행사장 가득 메운 투자자…관심 크나
韓 경제 관련 사전 이해도는 부족해
기재부 "해외 IR 행사 더 많이 열 것"
【뉴욕=뉴시스】1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나아가는 한국 경제'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 경제 설명회(IR)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해외 투자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욕=뉴시스】김진욱 기자 = "최근 한국 물가가 계속 하락하고 있다. 디플레이션(Deflation·경기 침체를 수반하는 지속적인 물가 하락)의 시작으로 볼 수 있지 않나."

1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 경제 설명회(IR)에서 첫 질문자로 나선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이렇게 물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0.4% 하락, 집계(1965년) 이래 첫 마이너스(-)를 나타낸 데 따른 질문이다. 그는 "저물가의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느냐"고도 질문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한국 경제에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거나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말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디플레이션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나 자산 가격 급락을 동반하는데 한국은 경기가 침체하거나 자산 가격이 급격히 내려갈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지난 9월 마이너스 물가는 작황이 호조세를 보여 농작물 가격이 내렸고 국제 유가가 낮아 기름값이 저렴했기 때문"이라면서 "농산물 가격과 유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가량을 기록하고 있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1.8~2.0%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친화 정책을 더 도입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피터 마 포인트스테이트캐피털 임원(MD)은 "현 정부에서는 노동 친화적인 정책을 계속 펼쳐온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렇게 질의했다.

이런 물음에 홍 부총리는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 친화적인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노동 친화적인 정책을 도입하는 게) 한국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면서 "다만 기업과 시장이 발맞춰 흡수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난 2년 동안에는 그보다 다소 빠르게 진행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한국이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중 몇 가지를 적용하지 못한 게 있다. 이번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있는데 이와 관련해 여러 논의가 있을 수 있다"면서 "정부는 기업과 시장에 부담이 갈 수 있는 정책은 세밀하고 촘촘하게 보완하는 작업을 해나가고 있다. 기업과 시장의 흡수 능력을 고려하는 보완 작업을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뉴욕=뉴시스】해외 투자자가 1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나아가는 한국 경제'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 경제 설명회(IR)를 듣고 있다.

"기재부가 내년 재정 지출 규모를 9.3% 늘린다"는 홍 부총리의 발표를 두고 피터 마 MD는 '예산 증가분이 투자 촉진과 소비 진작 중 어느 부분에 집중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연구·개발(R&D) 등 산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대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등에 비중을 많이 뒀다"며 산업 지원을 27%, R&D 지원을 17%, SOC 지원을 13% 늘렸다고 답했다. 복지 예산도 언급했다. 그는 "복지 분야 예산도 12%가량 늘렸다"면서 "이는 한국 경제가 가진 양극화·분배 문제를 해결하고 저소득층 소득 기반·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수출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패트릭 도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주식영업 부문 대표는 "지난 몇 분기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언제쯤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이를 타개할 별도의 대책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홍 부총리는 "수출 부진은 반도체 단가 하락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물량이 감소하지는 않았다"면서 "내년 초 반도체 업황이 업턴(Upturn·호전)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때 반도체 가격이 회복된다면 수출 부진 문제는 조속히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중 무역 갈등을 언급하며 "중국 수출은 총수출의 27%를 차지한다. 미-중 무역 갈등이 한국의 중국 수출을 줄였다"면서 "이런 국제적인 무역 긴장과 갈등이 조속히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이런 대외 요건과 관계없이 대내적으로 펼치는 지원책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한국 정부는 올해 들어 다섯번 가량 수출 촉진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무역금융 지원을 대폭 늘리는 등 정책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동원하고 있다"고 알렸다.

【뉴욕=뉴시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세인트 레지스 호텔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나아가는 한국 경제'라는 주제로 한국 경제 설명회(IR)를 진행하고 있다.

'대외 위험 요인이 이어진다면 예산을 조기 집행할 계획이 있느냐. 확장 기조의 재정 정책에 통화 정책도 공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느냐'(데이비드 흄 키스퀘어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질문도 나왔다.

홍 부총리는 "예산은 내년 초부터 조기 집행하려고 한다. 통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한국은행이 지난 7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춘 데 이어 어제 0.25%p를 추가로 낮췄다. 통화 정책도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적절히)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설명회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나아가는 한국 경제'(Korean Economy, Making Headway for Sustainable Growth)라는 주제 아래 홍 부총리 발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해외 투자자의 관심은 예상보다 컸다. 투자은행(IB), 사모펀드(PEF), 자산운용사 등 80여개사에서 100여명이 참석했다. 당초 예상치(70~80명)보다 많은 규모다. 동행 기자단, 특파원 등 취재원이 20여명 있어 기재부에서 준비한 행사장(120석 규모)은 가득 찼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설명회 자체에 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국 경제 현황에 관한 종합적인 보고를 들을 수 있었다"(도일 부문 대표) "고위 당국자가 뉴욕에 와서 한국 경제에 관해 설명해줘 좋았다"(딕 리피 에버코어ISI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의 의견이다.

다만 한국 경제에 관한 사전 이해도는 크지 않은 모습이었다. 상세한 지표 분석에 기반을 둔 깊이 있는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한다고 해 한국 사람들이 1주일에 52시간보다 더 많이 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리피 이코노미스트)는 반응도 있었다.

기재부는 "부총리가 해외 투자자를 직접 만나 한국 경제 현황을 설명하는 자리를 앞으로 더 많이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str8fwd@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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