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공유 "82년생 김지영, 가족 전체를 다루는 영화"
입력 2019.10.16. 18:28 댓글 0개【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반론하고 싶지는 않다. 각자의 살아온 환경이나 자기가 자라온 시대에 따라 다양한 시각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분명한 건 '82년생 김지영'이 김지영만의 영화가 아닌 건 분명하다. 그런 말은 꼭 하고 싶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생각은, 이 작품이 한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거기에는 가족이 있고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영화를 봐주셨으면 좋겠다."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82년생 김지영'의 공유 인터뷰가 있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진중했다. 공유는 앞으로 영화를 볼 관객에게 '82년생 김지영'이 한 개인의 서사를 다루기 보다 가족 구성원,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구성원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임을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분명히 다른 기준과 관점으로 영화를 보시는 분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근데 그분들에게 틀린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읽을 때도, 시사회에서 영화를 봤을 때도 그는 가족 생각을 제일 먼저 했다. 공유는 "시사회를 했을 때는 시나리오 읽었을 때보다 더 울었던 것 같다. 눈물이 많아진 것 같다. 저도 집에서 막내 아들이다. (영화에) 엄마라는 키워드가 있지 않을까 싶다. 키워주신 엄마에 대한 생각이 1차적으로 났다. 어머니, 아버지, 누나 얼굴이 스쳐갔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 속에서 지영을 걱정하며 지켜보는 남편 '대현' 역을 맡았다. 누구보다도 아내를 존중하지만 눈치는 약간 캐릭터다. 공유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식탁 앞에서 끙끙 앓다 아내에게 속내를 토로하는 장면을 꼽았다.
"지문에는 아이처럼 운다고 돼 있었다. 근데 제가 연기하면서 감독님한테 고개를 못 들겠다고 말했다. 지영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대현도 힘들었을 것이고 마음의 고생을 했겠지만, 아내한테 대한 미안함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다. 그래서 그걸 연기하는데 유미 씨 를 못 쳐다보겠더라."
이번 작품에서 그는 맛깔나는 사투리 연기를 선보인다. 실제로도 부산 출신인 그는 사투리 연기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테일'을 살리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공유는 "사투리 연기를 하고 싶었는데 꼭꼭 숨겨 뒀었다. 근데 감독님이 제안해주더라. 제가 부산 사람인지 모르고 되게 조심스럽게 묻더라. '부산 사람인데요'라고 답했더니 감독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제가 서울, 부산에서 각각 20년씩 살았다. 말이 이상하게 섞일 때가 있다. 혹시나 이상한 부분이 있으면 (부산사람으로서) 누군가에게 지적받기 싫었다. 그래서 현장에서 계속 체크를 하면서 했다. 유미 씨한테도 물어봤다. 유미 씨도 부산 사람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현은 서울에서 오래 지냈기 때문에 사투리지만 조금 완화해서 했다. 기회가 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사투리를 써보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정말 심한 사투리를 쓰는 역할을 맡아 보고 싶다"라고 실전 사투리 연기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한편, 일부 팬들은 정유미와 공유의 '달달한' 로맨스를 기대했지만 이번 작품에서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아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공유는 "이제 시작하는 풋풋한 연인 느낌보다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관계가 더 좋았다. 정유미 씨나 저나 (영화 속 설정이) 나이대에 더 맞지 않나. 저 41살이다. 저도 뭐 로코(로맨틱 코미디) 좋다. 기회가 되면 하는 데 있어서 전혀 반감은 없다. 그런데 점점 들어오는 비중이 줄 거다"라고 말해 웃겼다.
그러면서 그는 드라마 '도깨비'가 큰 인기를 끌었던 당시를 회상했다.
"당연히 굉장히 행복한 해였다. 내가 가져도 되나 싶을 정도의 행복이고 명예고 영광이었다. 하지만 너무 감사하면서도 부대꼈다. 자칫 독이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어 공유는 배우로서 작품과 연기를 바라보는 시점의 변화를 밝혔다. 공유는 "전에는 뭔가 해내고 싶다는 성취감에 목말라 있었다. 명분이 있고 의미가 있는 작업이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예전에 저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 인색함이 있었다. 과거에 그랬다면 지금은 조금 다르다. 이제는 저라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고 싶고 진심으로 끌리는 걸 하면서 나이 들고 싶다"라고 진중하게 말했다.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된 이유 역시 영화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지 어떤 명분을 위한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공유는 "이 영화를 선택할 때 지인들도 '지금, 굳이, 왜' 이런 단어를 쓰면서 (말렸다) 근데 그런 분들이 많다는 것에 '이게 왜 그렇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영화 한 편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영화를 선택하지 않는다"라며 "영화를 봤을 때 저한테 말을 거는 작품이 좋다. 나의 모습이나 우리의 모습이 투영되는 영화를 좋아해서 고민하고 생각하게 하는 영화가 좋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공유가 열연한 '82년생 김지영'은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다. 1982년 태어나 2019년 오늘을 살아가는 '김지영'(정유미)의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3일 개봉한다.
nam_jh@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아시아 문화, ACC 박물관에서 간접 체험해요" 2023년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 워크숍 모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이 아시아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은 운영해 눈길을 끈다. ACC는 아시아문화박물관의 전시, 소장품 및 아카이브를 연계한 교육으로 시민 곁을 찾아간다.ACC는 다음달부터 6월까지 아시아문화박물관 문화교육실5에서 인도네시아 바틱과 동아시아 출산의례를 주제로 'ACC 박물관 교육'을 운영한다.먼저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 인도네시아 바틱'에서는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인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와 연계해 인도네시아 전통 염색기법인 바틱에 대해 알아본다.이번 워크숍은 지난해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를 다녀온 이혜미, 오세린 작가가 함께한다.인도네시아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담은 시간으로 구성했으며, 바틱 직물을 활용해 오브제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워크숍은 다음달 11일, 5월 9일, 5월 23일, 6월 27일 4차례 진행된다.'동아시아 출산의례' 교육 포스터.이어 아시아 출산의례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생활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강의도 열린다.이번 교육에서는 동아시아 과거 전통문화와 근현대에 이르는 민간문화를 포함해 출산의례를 알아보는 의식주 문화와 생활풍습에 대해 조명한다.교육은 총 3회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아시아플러스 연구진이 강사로 참여한다.다음달 16일에는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이 '성과 속의 세계를 넘나드는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오는 5월 28일에는 김효경 한남대학교 중앙박물관 특별연구원이 '한국 출산의례와 설화 속 삼신이야기'를 주제로, 오는 6월 25일에는 한남수 선문대학교 교수가 '붉은 색의 두 얼굴, 중국의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한다.ACC가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 전시실을 개편해 지난 1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 도시 전시'에서는 계절풍을 따라 동남아시아의 해상 실크로드에서의 교육과 문화교류, 항구도시에서 만들어낸 고유한 문화 쁘라나칸과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화려한 그림과 조각, 신성하고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금속공예품, 열대의 문양을 품은 옷과 직물 공예, 자연에서 채득한 라탄으로 만든 목공예 등 동남아시아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신화와 신앙, 집과 옷, 이색적인 일상용품을 만나 볼 수 있다.'ACC 박물관 교육' 참가비는 무료로, 신청은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는 일반 대중들이 쉽게 아시아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문화박물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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