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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야당 의원들 반발로 시정연설 중단

입력 2019.10.16. 15:51 댓글 0개
시진핑 주석 마스크 쓴 의원들 "5가지 요구안 수용하라" 주장
사전녹화된 영상 재생
【홍콩=AP/뉴시스】16일 홍콩 입법회의 회의실에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연단에 오르자 야당 의원들이 반발했다. 야당 의원들은 람 행정장관에게 시위대가 주장하는 5가지 요구안을 수용할 것을 주장했다. 2019.10.16.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입법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려고 했으나 야당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됐다고 16일 AFP,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이 보도했다.

람 행정장관은 이날 시정연설을 하려고 두 번이나 시도했으나 야당의원들의 거센 항의에 결국 연단에서 내려오고 말았다. 행정부는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15분 가량 늦게 람 행정장관이 사전녹화한 영상을 재생했다.

이번 시정연설은 올해 세 번째로 람 행정장관은 행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일련의 부동산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는 6개 주제, 53건에 달하는 정책안을 제안했다.

이날 야당의원들은 시위대가 주장하는 5가지 요구안을 수용하라고 소리쳤다. 일부 의원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이 인쇄된 마스크를 쓴 채 5가지 요구를 들어달라는 포스터를 들고 회의장에 들어서기도 했다.

타냐 찬 의원은 람 행정장관이 지난 4개월 동안 홍콩의 혼란과 고통을 초래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정연설이 무산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녀의 두 손은 피로 흠뻑젖었다"며 "우리는 캐리 람이 그만두길 원한다. 그는 통치능력이 없다. 최고위자가 되기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시정연설을 앞두고 입법회 밖에는 혹시 모를 충돌을 대비해 경찰이 전경들과 물대포를 배치하는 등 삼엄한 경비가 유지됐다.

홍콩 역사상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람 행정장관은 거리의 분노를 일부 누그러뜨릴 수 있는 대책을 발표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AFP는 지적했다.

하지만 전날 실시된 브리핑에서 람 행정장관은 폭력적인 시위에 굴복하는 건 용납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폭력이 강해진다고 해서 양보를 하는 건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폭력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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