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공연장 테러 사망자 144명으로 늘어뉴시스
- 러시아, 美기자 구금 1년···바이든 "끔찍한 시도, 대가 치를 것"뉴시스
- 튀르키예 "에르도안 5월 방미···백악관서 바이든과 회담"뉴시스
- [KBO 내일의 선발투수]3월30일(토)뉴시스
- '류현진 6이닝 2실점' 한화 5연승···KIA 개막 4연승·롯데 첫 승(종합)뉴시스
- '끝내기 승리' 홈개막전···김승연 한화 회장은 '함박웃음'(종합)뉴시스
- 행안부 "사전투표소 26곳서 불법카메라 의심 장치 발견"뉴시스
- 이재명, 유세중 원희룡 방송 소리에 "우린 품격 지켜···들어주자" 너스레뉴시스
- '회장님' 앞에서 강렬한 끝내기···한화 임종찬 "야구하면서 처음"뉴시스
- 대만 해군 참모총장 美방문 예정설에···中외교부 "미국 약속 지켜야"뉴시스
<기고> 가을, 전남광주, 그리고 상생에 대하여
입력 2019.10.15. 09:16 수정 2019.10.15. 09:43 댓글 0개#가수 최백호는 지금 쯤 한적한 시골 읍내 다방에 앉아 뜨거운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있을지 모른다. 본디 그에게는 도라지 위스키가 더 어울렸지만, '위스키면 어떻고 커피면 또 어쩌랴' 하 흘러버린 세월이 그를 합일(合一)의 위치까지 이르게 했으리라. '위스키가 커피고 커피가 곧 위스키인 것을.'
어쩌면 그는 깃을 반 쯤 세운 진회색이나 잿빛의 긴 바바리코트를 걸치고 의자 깊숙이 몸을 기댄 채 앉아 있으리라. 가끔씩 헝클어진 머리칼을 한 손으로 쓸어 올리기도 하다가 때로는 나이 그득해 보이는 마담의 실없는 농담에 쓸쓸한 미소로 화답하기도 하면서.
그러다 그는 문득 가슴 저 밑의 고요한 함성을 탁자 위에 꺼내놓을 지도 모른다. 가버린 청춘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야 슬픈 뱃고동 소리처럼 애잔하겠지만, 그래도 미련일랑 남기지 말자는 다짐, 그 서글픈 아우성을 만지작거리며 생각할 것이다. 잃어버린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가을바람이 제법 차가운 완도나 고흥 혹은 신안, 전남의 어느 섬 가장자리에 한 사내가 서 있다. 사나운 해풍이 가지런히 빗어 넘긴 그의 머리칼을 향방 없이 흩날리고 간혹 버티어 선 두 다리를 사정없이 휘감기도 하지만, 그는 노란 점퍼의 끈을 단단히 동여매고 먼 바다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다.
바람이 수군거리는 소리, 파도가 두런대는 소리, 그의 곁에는 섬 아낙들과 섬 사내들 몇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아낙들이 손짓하고 사내들이 발을 구를 때마다 때론 구수하고 또 때론 억센 사투리들이 다투어 튀어나와 그와 어깨동무를 한다. '함께 가자 우리' 구름도 잠시 내려앉는다.
바닷바람이 거세고 차가울수록 이상하여라, 그의 가슴은 더워지고 반 쯤 쥔 주먹에 불끈 확신이 차오른다. 그렇다. 바다다. 섬이다. 푸른 하늘이다. 바람이다. 청정의 자원과 역사다. 천년의 전남 천년의 광주를 생각한다. 본디 하나였고 앞으로도 하나일 수밖에 없는 청색의 미래를 이룰 수 있는 꿈, 상생이란 무엇인가?
#상생, 그리 어렵지 않은 두 글자의 속내는 그러나 몹시 깊고 매우 넓다. 노자의 도덕경까지 거슬러 오르면 유무상생(有無相生)이란 구절과 만난다. 유와 무, 있음과 없음이 서로 함께 산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대통합이고 대화합이다.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뉘어져 다투기 일쑤인 우리 현실에선 더욱 놀라운 일이다.
음양오행설에 빗대어 보면 금(金)은 수(水), 수는 목(木), 목은 화(火), 화는 토(土), 토는 금과 상생 관계를 이룬다. 또 상생을 모자(母子) 관계로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나를 낳아 준 어머니(생아자·生我者)와 내가 낳은 아들(아생자·我生者)의 관계가 상생관계라는 설명이다.
둘 이상이 서로 북돋우며 함께 잘 살아간다는 의미의 상생은 비슷한 개념의 공존이나 공생 보다 훨씬 적극적이고 포괄적이다. 수많은 동양 사상가는 물론 다수의 미래학자들이 여기에서 인류의 미래를 찾기도 한다. 상생의 원리가 21세기 인류를 이끌어갈 지침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현실에서의 상생은 그러나 다다르기가 결코 쉽지 않다. 광주·전남의 상생과 관련한 언론보도를 보면 더욱 그렇다. 광주군공항 이전이나 혁신도시 공동발전기금 조성 등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좀처럼 찾지 못하면서 이런 우려들이 자주 나오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현안들은 결코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지사와 시장이 만나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있다. 그렇다고 희망이 아주 멀리 있지도 않다. 지금 전남과 광주는 저마다의 처지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반드시 경계하고 지켜야할 금도라는 것도 있다.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의 노력을 폄훼하거나 책임을 떠넘기지 말아야 한다. '내 탓'이 아니라 '네 탓'이라고 말하는 순간 함께 도달해야 할 상생의 지점은 저만치 멀어진다. 더러는 이런 걸 기우라 말하기도 하고 또 더러는 꼭 필요한 인내라고도 한다.
모자 관계의 상생을 빌리자면 광주의 어머니는 전남이다. 광주가 전남에서 나왔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전남·광주의 상생은 그래서 인륜이고 천륜이고 필연이다. 도라지 위스키와 커피도 상생을 이루는 이 가을, 전남·광주의 상생도 익어갈 것을 믿는다.
- [기고] 전남과 광주의 문화다양성, 포용의 문화로 바꾸자 최근 이강인 선수에 대한 이슈가 부상한 적 있다. 아시안 컵 4강 전을 앞두고 식사 후 함께 얘기하자는 주장의 얘기를 무시하고 탁구를 친 이강인 선수를 나무라는 과정에서 주장이자 선배인 손흥민 선수에게 달려들어 부상을 입혔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이강인 선수는 인성이 부족한 자 혹은 싹수없는 선수가 되었다.뭐 이강인 선수를 두둔하거나 비판하자는 건 아니다. 우리들이 갖고 있는 문화체계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꺼낸 얘기다. 사실 우리는 강한 선후배 문화를 갖고 있다. 특히 나이에 관한 한 절대적이다. 왜 싸우면서도 나이를 따지는 게 우리 아닌가?이에 반해 유럽이나 북미 등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섞인 곳에선 그 차이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여러 인종과 문화가 섞이다 보니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주장을 하고, 그 태도 또한 우리와 사뭇 다르다. 왜 프리미어리그나 여타 유럽축구를 보면 선수가 감독을 밀치고, 선수끼리 자기주장을 펼치다 싸움까지 벌이는 경우가 종종 있지 않은가?제국주의 경험에 여러 문화가 섞여서 그런지 모르지만 그들은 자문화 못지않게 타문화를 존중한다. 타인의 말이나 표현을 무시하거나 억제하는 행동을 금한다. 더불어 타인을 차별하는 것도 금한다. 왜 영국 프리미어리그를 보면 선수들 유니폼에 "No Racism, No Room"(인종차별 예외없음)이라고 적혀 있지 않은가? 그 정도로 타인 문화를 존중하고 보호하는 게 우선이다. 실제로 인종차별이 만만치 않기에 그럴 수도 있지만.문화정책에선 이를 문화다양성이라 부른다. 2014년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다양성법'이 제정되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문화다양성 보호를 위해 나서야 한다. 더불어 국적·민족·인종·종교·언어·지역·성별·세대 등에 따른 문화적 차이에 의한 차별을 할 수 없다. 각 집단은 자신의 문화를 표현하거나 관련된 예술활동을 하며 지원에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광주 전남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전남은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2016년 12월 1일 문화다양성 조례를 제정하여 많은 지자체의 조례 제정에 영향을 주었다. 광주광역시 또한 2018년 7월 24일 조례를 제정하여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두 조례가 다르다는 점이다.최초로 문화다양성 조례를 제정한 전남도는 '문화적 차별'이라 하여 개인이나 집단의 차이에 의하여 문화적 표현이나 활동을 제한하는 것을 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형태로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광주광역시 조례는 '문화적 관용'이라 하여 개인이나 집단의 차이에 의한 차별은 금지하고 있으나, '단, 사회미풍양속을 침해하는 문화다양성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규정하여 그 보호의 범위를 사회미풍양속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런데 이 미풍양속이란 무엇인가?그 범위가 모호할뿐더러 미풍양속이라는 표준화된 문화체계에 여러 문화를 가둠으로써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기 보다는 억압하게 만든다. 즉 누군가 사회미풍양속에 침해한다고 말하면 그 표현이나 활동은 제한되거나 금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문화다양성 보호가 아닌 억압의 측면이 있다.문화나 사회의 발전은 현재에 대한 반성으로부터 나온다. 에두와우드 마네의 '올랭피아'나 구스타프 꾸르베의 '세상의 기원' 등은 모두 당시로서는 허용될 수 없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그것으로 예술이 발전했고, 사회가 변했다. 지금 당장 강력하게 작동하지 않는 조례이기에 그냥 넘길 수도 있지만, 문화다양성이란 평소엔 인지되지 않다가 사건이 발생하며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전남도나 광주광역시 조례는 전국 지자체에 끼친 영향이 커 전남도 조례는 경기도에, 광주광역시 조례는 서울시에 영향을 끼쳤다. 이에 같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한다. 전남도의 조례가 적절히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고 있는 만큼 광주광역시 조례도 바뀌어 광주 전남이 함께 인권의 도시로서 나아갔음 하는 바램이다. 라도삼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 [기고] 한복, 광주와 멕시코·쿠바를 잇는 사랑의 띠
- · <기고> "조국 독립에 피뿌린 선열, 마지막 한 분까지 찾아내겠습니다"
- · <기고> 배달앱 원산지 표시, 소비자의 알권리 보장
- · <기고> 채용공고를 명확히 알아야 자신의 경력이 빛을 낼 수 있다
- 1광주시가 알려주는 '벚꽃 명당' 어디?..
- 2밤에 열린 순천만국가정원 '나이트 가든투어' 시범 운영..
- 3[3월 4주] 사랑방 추천! 이달의 분양정보..
- 4회식 후 갑자기 사라진 남편···범인들의 정체는?..
- 5이정현 "식사 잘 못하는 ♥의사 남편, 도시락 2개 챙겨"..
- 6광주 2월 대형마트 중심 소비↑ 반면 건설수주 94%↓..
- 7HJ중공업 건설부문, 김완석 신임 대표이사 취임..
- 8초1 금쪽이 "6년째 외할머니와 살아···엄마는 '영상 통화'로..
- 9광주 아파트매매가 2주연속 보합세···하락장 끝났을까..
- 10부산항만공사, 사업실명제 대상 25개 사업 공개···뭐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