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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국 장관 사퇴, 검찰개혁·국민통합 계기로
입력 2019.10.14. 18:31 수정 2019.10.14. 21:02 댓글 0개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전격 사퇴를 표명했다. 지난달 9일 취임한 지 35일 만이다.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수사와 온갖 의혹 속에 검찰개혁의 소임을 다하겠다며 장관 업무를 계속해온 상황이어서 착잡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조 장관은 이날 입장 발표문을 내 "검찰 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에앞서 특별수사부 폐지 등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했었다. 검찰 개혁 문제와 관련해서는 "학자와 지식인으로서 필생의 사명이었고, 오랫동안 고민하고 추구해왔던 목표"라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기초한 수사구조 개혁,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 행사 등은 오랜 소신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 장관은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유 불문하고, 국민들께 너무도 죄송스러웠다. 특히 상처받은 젊은이들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또 "가족 수사로 인해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했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며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각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상황을 의미한 듯 하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이날까지 수많은 의혹이 제기되고 수사가 진행되면서 우리 사회는 극명하게 갈라섰다. '조국 수호'와 '조국 사퇴'를 외친 서초동과 광화문 집회로 분열된 국론은 쉬 메우기 어려울 만큼 커다란 골을 남겼다.
논란의 중심이었던 조 장관은 일단 사퇴했다. 대통령도 "국민 갈등을 야기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제는 시민들이 닫은 가슴을 열고 소통과 화합에 나서야 한다. 여야 정치권 또한 정쟁을 멈추고 국민 화합과 국론 통합에 앞장서길 바란다. 조 장관이 기본틀을 마련한 검찰개혁도 멈춰선 안된다. 정치권이 뜻을 합쳐 국회 입법으로 반드시 마무리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란 수준의 촛불이 타 오를 것이다. 나라와 국민 모두의 앞에 닥친 대내외 환경이 너무 엄중하다.
- [건강칼럼] 대화가 필요해 얼마 전 외과 동문들과 외과 교수들의 동문 이사회 모임이 있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 인한 전공의 사직문제로 흘러가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현재 전남대학병원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것 같았다. 예전에 외과의 한 교수당 하루 3~4건씩 하던 위암, 대장암 수술을 보조할 전공의가 없어서, 또한 마취를 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하루에 한 건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정형외과는 아예 정규수술은 모두 취소되고 응급수술만 하고 있다고 도 했다. 교수들이 집도하는 수술이 전공의가 없어 혼자서 하다보니 힘들고 더딘데다가 교수 혼자서 전공의가 했던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다 보니 이제 곧 번 아웃 직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이제는 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물러설 기미없이 계속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학생들도 기약 없는 휴학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유급 직전에 있어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과 합해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은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고, 졸업생이 없게 되면 공중 보건의나 군의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수들의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20개의 의과대학 및 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해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필자는 작년 1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표로 의정 협상단장을 맡아 정부에게 현재 붕괴되어 가고 있는 필수, 지역의료의 문제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의대증원은 지금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교육 역량을 감안하여 현재 해마다 증원하고 있는 3058명의 약 10% 정도인 350명 내외로 일단 증원을 더 해보고 점차 2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증원 규모를 재조정 해보자고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대증원 문제는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내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고 누차 강조하였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영국도 의대증원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의사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정부의 형사처벌 공언 등 험악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용하였으며,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하여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가르칠 교육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증원을 하였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며,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를 국민과 의사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이다.지금의 의대증원 문제는 수 십년 동안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문제점이 곪을대로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수 십년간 지속되던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결과가 좋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형사 처벌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이러한 필수의료 붕괴사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문제점을 의대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점이 결국 의사 수의 증원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도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의료인력 수급위원회가 있어 그곳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의료 인력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결성하여 우리나라의료의 미래를 위하여 적정 의료 인력을 논의해야 한다.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속히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기대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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