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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 임기 가급적 오래"···꿈 못 이루고 조국 떠나보낸 文

입력 2019.10.14. 16:45 댓글 0개
조국 "대통령에 부담줘서 안 된다 판단"…취임 35일 만에 자진 사퇴
8년 전 조국 앞에서 '법무장관 임기 5년' 역설…'임기 내 동행' 꿈 무산
文대통령 "윤석열-조국 환상조합의 검찰개혁, 이젠 꿈 같은 희망 돼"
검찰 문화 확립·공평 인사 등…조국 통한 개혁, 檢 자정 의지로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14.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가능하면 임기 5년 내내 법무부 장관이 장기적으로 검찰개혁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게 가장 바람직한 것 같다."(2011년 12월7일 '검찰을 생각한다' 북콘서트에서)

법무부 장관의 임기에 관한 문재인 대통령의 철학은 '미완의 꿈'으로 남게됐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임명 35일만에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장수 법무부 장관'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문 대통령의 철학은 현재 진행형의 과제로 남게 됐다.

조 장관은 14일 "가족 수사로 인해 국민들께 참으로 송구했지만, 장관으로서 단 며칠을 일하더라도 검찰 개혁을 위해 마지막 저의 소임은 다하고 사라지겠다는 각오로 하루하루를 감당했다. 그러나 이제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 생각한다"며 장관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조 장관은 문 대통령이 장관으로 임명한 지 36일만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고 하여 제가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도 없다"던 조 장관은 더이상 정권에 부담을 지울 순 없다며 사퇴했다.

그는 "더는 제 가족 일로 대통령과 정부에 부담을 드려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제가 자리에서 내려와야, 검찰개혁의 성공적 완수가 가능한 시간이 온다고 생각한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도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가장 아끼던 참모의 슬픈 퇴장을 지켜봐야만 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김외숙 인사수석, 주영훈 경호처장,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문 대통령,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유근 1차장, 김현종 2차장. 2019.10.14. dahora83@newsis.com

비등한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검찰개혁 임무를 맡겼지만 적합한 후임자를 다시 찾아야 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다시 놓였다.

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임명할 당시만 해도 자신의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페르소나'를 임명하는 것으로 오랜 시간 그려 왔던 검찰개혁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왔었다.

과거 운명과도 같았던 친구인 노무현 전 대통령을 떠나보내면서 절실히 깨달았던 검찰개혁, 그러한 검찰개혁 작업을 자신의 임기 끝날 때까지 성공적으로 수행할 '동행자'를 택했다는 의미도 담겨 있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재단이사장 신분이었던 2011년 12월17일 당시 조국 서울대 교수와 함께 섰던 북콘서트 자리에서 바람직한 법무부 장관의 임기에 대한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참여정부에서의 강금실·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짧았던 임기를 언급하며 검찰개혁을 위해서는 가급적 임기를 오래 보장해야 한다는 게 골자였다.

당시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해야하는 검찰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실제로 수행해야 하는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라며 "그런 법무부 장관은 가능하면 임기 5년 내내 장기적으로 검찰개혁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굳은 표정으로 참석하고 있다. 2019.10.14. dahora83@newsis.com

초대 민정수석으로 조국 교수를 택한 것도, 민정수석 임기를 마친 후 곧바로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 것도 이러한 평소 철학의 착실한 실현 과정으로 이해됐다.

강금실·천정배 장관의 사례를 교훈 삼아 민정수석 기간 검찰 조직에 대한 사전 파악과 제도적 개혁안을 마련하고, 장관으로 임명해 시행착오의 시간을 줄이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구상이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전언이다.

조 장관이 이날 사퇴 입장문에서 "저의 불쏘시개의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밝힌 것도 이러한 맥락 위에서 해석 가능하다. 재임 기간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 등의 내용을 담은 검찰개혁 추진 계획을 발표했고, 전날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거쳐 국무회의 의결만을 앞두고 있다.

문 대통령은 '조국 표 검찰 개혁안'에 관해 "역대 정부에서 오랜 세월 요구되어 왔지만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검찰 개혁의 큰 발걸음을 떼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조 장관 사퇴 후 주재한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렇게 평가한 뒤, "국회의 입법과제까지 이뤄지면 이것으로 검찰개혁의 기본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신임 민정·인사·홍보수석비서관, 총무비서관과 오찬을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조국 민정수석비서관. 2017.05.11. photo@newsis.com

하지만 이날 문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속에서는 끝까지 함께할 수 없었던 데 대한 아쉬움도 배어 있었다.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이 아닌 법무부 장관을 통해서만 이룰 수 밖에 없는 진정한 검찰개혁을 못 다 이룬 데 대한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공정한 수사관행, 인권보호 수사, 모든 검사들에 대한 공평한 인사, 검찰 내부 잘못에 대한 강력한 자기 정화, 조직이 아니라 국민을 중심에 놓는 검찰 문화의 확립, 전관예우에 의한 특권의 폐지 등은 검찰 스스로 개혁 의지를 가져야만 제대로 된 개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검찰 스스로의 의지에 달렸다며 구체적인 개혁 내용을 일일이 열거한 것은 조 장관을 통해 이루려던 '법무부의 비(非) 검찰화'와 '검찰권에 대한 민주적 통제'에 대한 궁극적인 검찰개혁 방안이다.

문 대통령이 첫머리에서 언급했던 '꿈같은 희망'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조국 법무부 장관이라는 상징적인 '투 톱' 체제에서 기대했던 확실한 검찰개혁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저는 조국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을 희망했다. 꿈같은 희망이 되고 말았다"면서도 검찰개혁을 위해 그동안 보여준 조 장관의 의지를 높게 평가했다.

동시에 '꿈 같은 희망'은 결과적으로 이루지 못한 조 장관과 함께 자신의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자 했던 '동행의 꿈'이라는 의미도 함께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kyustar@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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