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백년가게

입력 2019.09.16. 14:48 수정 2019.09.25. 09:18 댓글 0개
박석호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취재1본부장

'강전사', '우성대중음식점', '해태식당', '물망초식당'.

이들 가게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지난 16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3차로 신규 지정한 광주전남 소재 '백년가게'4곳이다.

이번에 전국에서 54개소가 새롭게 선정됐다. 이에 따라 우리 지역에서는 총 16곳으로 늘었다. 광주·전남지역 '백년가게' 1호점은 지난해 11월 뽑힌 '옥수굴비'. 지난 1979년 4월 문을 연 뒤 2대가 가업을 승계해 운영하고 있는 '옥수굴비'는 가짜굴비로 신뢰도가 떨어진 상황에도 경영방침인 '정직'을 지켜 단골 고객들의 입소문을 타는 등 전국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갈수록 서구화되는 음식문화 속에서 대형프랜차이즈의 대대적인 홍보와 영업력까지 겹치며 소비자들에게 점점 다가가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가게가 30~40년만 버텨도 존경할 만한 대상이 분명하다. 대를 잇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백년가게'에 선정된 것 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을 생각하면 언급하기 싫지만 분명 배울 점이 있다.

'가깝고도 먼나라'인 일본에는 지역 대표 맛집인 '시니세'(老鋪)가 있다. '시니세'는 업력 100년 이상의 오래된 점포를 뜻한다. 그 긴 세월을 버텨온 힘은 '시니세' 특유의 맛과 계승정신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시니세'의 맛과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절대적인 신뢰와 믿음이 깔려 있다.

우리나라는 100년 이상 존속하는 소상공인이 90여개인 반면, 일본은 2만 2천여개에 달한다. 소상공인들의 5년 생존률도 27.5%에 불과하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부터 업력 30년이 넘는 음식점, 도소매점을 엄격히 평가해 '백년가게'라는 특별한 인증서를 주고 있다. '백년가게'는 소상인 성공모델 발굴·확산을 위해 업력 30년 이상 된 가게 중에서 경영자의 혁신의지, 제품·서비스 차별성 등을 종합 평가해 선정한다.

앞으로 우리 지역에서 '백년가게'가 더 많아져 비정한 도시의 속도에 지친 우리들의 몸과 마음을 달래줄 휴식처가 됐으면 좋겠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들과 함께 '백년가게'로 먹방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참고로 광주·전남지역 '백년가게'는 포털사이트에서 '백년가게'(//100year.sbiz.or.kr)를 치면 만날 수 있다.박석호 경제부장 haitai200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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