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사설> 가을 장마와 잇단 태풍으로 망연자실한 농심

입력 2019.09.24. 14:20 수정 2019.09.25. 09:10 댓글 0개
사설 현안이슈에 대한 논평

이례적인 장마와 잇단 태풍이 덮친 가을 들녘이 한숨으로 가득하다. 태풍 '링링'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타파'가 강타하면서 벼 쓰러짐과 이삭이 검게 변하는 흑수, 하얗게 변하는 백수 현상까지 겹쳐 농가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24일 전남도에 따르면 가을 장마와 두 차례의 태풍으로 전남 지역 농경지 496ha가 침수되고 4천600여ha에서 벼 쓰러짐과 흑·백수 피해에 노출됐다고 한다.

대표적 곡창인 나주·신안·해남·진도·목포 등의 들녘 벼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지역 상당수의 농경지가 이같은 피해를 입어 "추수를 해봐야 반타작도 건지기 힘든 상황"에 처했다는 소식이다. 여기에다 비닐하우스 농가와 여수 등 남해안의 양식장 피해도 늘어나 어민들의 상심 또한 이만저만 아니다.

올들어 전남지역은 이례적인 가을장마에다 잇달아 태풍이 덮치면서 농작물 생육을 어렵게 했다. 한창 햇볕을 받아야할 시기에 장기간 비가 내린데다 두차례 태풍이 내습하면서 설상가상의 처지로 내몬 것이다. 전남권을 중심으로 불어닥친 두번의 태풍은 지역의 농어가를 어려운 지경으로 내몰아 삶의 의욕마저 잃게 하고 있다.

장마와 태풍이 어쩔수 없는 자연 현상이라고 해도 올해는 그 정도가 너무 심각하다. 특히 고령층이 많은 전남 농민들 힘으로는 어찌 해볼 도리가 없을 정도다. 극복하기에는 너무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이번 가을 태풍은 여름철 높아진 수온이 가을이 돼도 떨어지지 않아 태풍으로 변한 것이라고 한다. 기상청의 예상에 따르면 또 다른 태풍이 찾아올 수 있다고 해 하늘이 야속하다.

전남도는 태풍 피해와 관련해 대책회의를 열고 복구에 나서고 있다. 가능한 재해보험과 국·도비를 신속히 집행해 시름에 빠진 농심을 달래주기 바란다. 고령화된 지역은 재해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주저 앉은 농심이 삶의 의욕을 잃지 않도록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 고통은 나눌수록 작아지는 법이다. 지금은 상심한 농심이 다시 삶의 기운을 회복할수 있도록 공동체적 삶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민관이 힘을 합쳐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야 한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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