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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평화지대 제안 배경은?···국제사회 참여로 北 안전 보장
입력 2019.09.25. 04:39 댓글 0개DMZ 평화지대 제안 통해 국제사회 동참 유도
DMZ에 국제기구 주재, 공동 지뢰 제거 등 제안
'약속' 아닌 국제사회의 '행동'으로 北 호응 유도
"대화 중 적대행위 중단해야"…안전 보장 원칙 제시
【뉴욕=뉴시스】안호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비무장지대(DMZ)를 국제 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제안한 것은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체제 안전을 보장해주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미국·국제사회가 취할 상응 조치는 비핵화 협상 타결을 위한 핵심 열쇠다. 북한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제재 완화보다는 체제 안전 보장을 더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측도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을 앞두고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을 보일 수 있도록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을 놓고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고민은 북한이 호응할 수 있는 '체제 안전 보장' 방안을 만드는 데 있었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는 '행동'이지만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등 미국의 체제 안전 보장은 '약속'이어서 북한이 비핵화를 주저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또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보상이 어떻게 구체화될 지도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약속'이 아닌 '행동'으로 북한 체제 안전을 보장하는 제안을 내놨다. DMZ를 평화지대로 조성하는 방안은 4·27 판문점선언에도 포함된 내용이지만 국제사회의 참여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이전과 차별화된 메시지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국제 평화지대 구축은 북한의 안전을 제도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장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한국도 항구적인 평화를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국제사회가 DMZ를 평화지대로 만드는데 참여하면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DMZ에 국제기구가 들어서고 국제사회가 이 지역에서 남북과 공동으로 지뢰제거 작업을 하기 시작하면 북한의 안전도 실질적으로 보장되고 우리도 전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전쟁 불용의 원칙 ▲상호간 안전 보장의 원칙 ▲공동 번영의 원칙 등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한 세가지 원칙도 제시했다. 남북이 서로 안전을 보장하고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적대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서로의 안전이 보장될 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 적어도 대화를 진행하는 동안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국제사회도 한반도의 안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주길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DMZ 국제평화지대가 현실화될 경우 한반도의 경제적 번영도 뒤따를 것이라는 비전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허리인 비무장지대가 평화지대로 바뀐다면, 한반도는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며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로 발전할 것"이라며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의 비전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미국 뉴욕 방문 기간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뿐 아니라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연방 총리 등 글로벌 리더들을 만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 요청했다. 이날 오후에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도 회동한다.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적 여론을 만들어내기 위한 행보다.
우리 정부는 이번 정상외교 준비 과정에서 미국과 유엔 측에 DMZ 국제평화지대 구상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DMZ 국제평화지대 구상이 현실화되려면 당사자인 북한의 호응이 필수적이다. 북한이 비핵화에 진정성을 보이며 문 대통령의 제안에 화답할 경우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여 결정 이후 남북·북미 대화가 급진전됐던 2년 전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미 정상이 직접 움직임에 나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동은, 그 행동 자체로 새로운 평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선언했다"며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의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발걸음이었다. 나는 두 정상이 거기서 한 걸음 더 큰 걸음을 옮겨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ahk@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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