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개장 3년만 존폐위기 남광주야시장 '왜'

입력 2019.09.24. 17:04 수정 2019.09.24. 17:04 댓글 0개
손님 급감 뒤따른 운영난 이어져
먹을거리 외 콘텐츠 부족 장기화

지난 2016년 11월 개장과 함께 하루 평균 1만여명의 고객이 찾던 남광주 밤기차 야시장이 존폐위기에 놓였다.

24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동구 남광주야시장이 지난달 31일부터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남광주 야시장은 지난 2016년 11월 공식 개장 직후 하루 평균 방문 고객이 1만여 명에 달했다. 그러나 두달만인 2017년 1월에 이르러선 4천여 명만이 찾는 등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에는 1천여 명 수준까지 급감했다가 최근에는 야시장 개장 시간대 방문 손님이 100여 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님의 발길이 점차 끊기자 입점 상인들도 떠나가기 시작했다. 당초 남광주 야시장은 음식 판매 좌판 상인 30여 명과 푸드트럭 10대가 입점해 영업을 벌였다. 최근에는 좌판 상인 8명과 푸드트럭 2대만이 영업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존폐위기에 놓인 남광주 야시장에 대해 지역민들은 야시장이 '먹을거리'라는 하나의 콘텐츠에만 특화된 나머지 다른 콘텐츠를 오랜시간 생산하지 못해 일어난 결과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역 문화기획자 김모(35)씨는 "시장이 '먹을거리'라는 콘텐츠를 정하고 운영해온데 있어 방향성은 확실했지만 메뉴선정과 손님몰이에 있어 특색이 부족했기 때문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을까"라며 "개장 초기에는 지역 최대 수산시장에서 나온 해산물을 음식 테마로 정했던 것으로 알고있지만, 최근에 이르러서는 큐브스테이크나 일반 튀김, 닭꼬치 등 여느 야시장에서나 맛볼 수 있는 메뉴들로 꾸려져왔다"고 밝혔다.

실제 남광주 야시장에서 판매됐던 음식들도 최근들어서는 지역성·독창성 강조보다 여느 행사장에서나 맛볼 수 있는 간식류로 구성돼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먹거리 특화시장이라는 컨텐츠를 내세웠지만 운영의 방향은 야시장에 참여하는 상인들에게 대부분 달렸던 것으로도 확인됐다. 입점 상인들은 자구책으로 시를 통해 공모사업비를 지원받아 사업 콘텐츠·메뉴 개발에 열을 올렸지만 이러한 노력들이 매출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개장 초기에는 시장 활성화를 위한 홍보 행사가 잇따라 열렸지만 지난해 11월 행사를 끝으로 손님 유치를 위한 이렇다할 행사가 열리지 못하고 있다. 동구는 지난해 추가경정예산 800만원에 이어 올해 지원비 940만원을 편성해 지원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침체중인 야시장의 활성화 방안에 호남대학교 경영학과 장준호 교수는 "야시장이 이벤트성으로 치러지는 행사의 개념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야시장이 활성화된 대만의 경우에는 매일 열리는 야시장에서 퇴근하는 회사원들이나 인근 주민들이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등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닿아있다"며 "야시장은 개장에 앞서 주변의 지리적 환경과 문화적인 영향 등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번 남광주야시장의 운영중단은 이벤트성에 한정돼 다시 가고 싶은 야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은 탓이 커보인다"고 설명했다.

동구 관계자는 "시장이 갖고 있는 브랜드 가치 유지와 청년 창업 지원 차원에서 상인들과 협의를 거쳐 남광주 야시장의 재개장을 추진할 방침이다"면서 "시장이 자생력을 회복하는 데 지원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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