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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가발로 외화벌이···中 경제 의존 심화" 닛케이

입력 2019.09.23. 18:18 댓글 0개
北, 제재대상 아닌 가발·그림 제작해 수출
【평양=AP/뉴시스】지난 11일 북한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집단체조 '인민의 나라'가 열려 무용수들이 북한기를 흔들며 공연하고 있다. 2019.09.12.

【서울=뉴시스】김예진 기자 = 북한이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를 높이고 있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가발, 그림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의한 제재에 걸리지 않는 물품을 중국에 수출하며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지난 22일 르포를 통해 중국 접경 지역 거리에서 대중 수출을 통해 조금이라도 외화를 벌어들이려는 북한의 실태를 엿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과 접경해 있는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 시에서 한 회사를 경영하는 40대 중국인 남성은 최근 평양 기업의 간부로부터 "노동력이라면 있다. 계속 발주해 달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 평양 기업은 6개의 공장과 수천명의 직원을 두고 있지만 경제 악화로 인해 노동력이 남아 돌고 있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북한이 믿고 의지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경공업품 수출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중국으로부터 인모, 인공모 등 원자재를 받아 북한에서 노동자가 수작업으로 가발, 붙이는 속눈썹을 만들어 수출하는 방식이다.

세세한 작업을 필요로 하는 가발은 1인당 하루 1.5개를 제작한다. 가격은 1개 14위안(약 2400 원)으로 적으나 북한에게 있어서는 귀중한 외화 수입원이다. 실제로 우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북한의 '가발 등 제품'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159.3% 증가했다.

다른 주요 수출 품목은 그림이다. 북한에서는 미술대학 출신자들이 기술력에 따라 등급을 나누어 수출품으로서 그림 제작을 하고 있다. 미술제작 북한의 미술 창작 단체 '만수대창작사'는 2016년 유엔 제재 대상으로 지정됐지만, 지정 이후에도 중국과 말레이시아를 대상으로 풍경과 동물 그림을 계속 제작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만수대창작사의 약 800명의 직원은 1인당 매달 5점의 그림을 제작한다. 화가의 수입은 그림 한 점 당 평균 800위안(약 13만 원)으로 월 4000위안(약 67만 원)이다. 만수대창작사는 제재를 피하기 위해 여러 회사를 통해 그림을 판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그림은 훈춘(琿春) 등 중국 접경지역의 거리와 도시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단둥시에서는 현재 북한제 그림을 취급하는 대형 화랑이 약 10개 정도 있으며 증가하는 추세다. 내년에 3층짜리 화랑이 또 문을 연다. 이 곳에는 약 290점의 북한그림이 전시될 예정이다.

북한제 그림의 판매 가격은 1점 당 수천~수만 위안 정도다. 화랑 관계자는 "중국제와 비교해 10분의 1 이하의 가격이지만 기술력은 굉장히 높다"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의 주력 수출품이었던 석탄의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90% 이상 감소하면서 시민들의 생활은 어려워졌다. 랴오닝성에서 건축업에 종사하는 한 중국인 남성은 지난 7우러 평양을 여행했을 때 "마을 중심부의 도로가 부서진 상태였으며 건설이 중단된 주택도 많이 보였다"고 말했다. 또 거리에는 마른 사람이 많이 보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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