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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 초등체육관 사고, 악천후 대회 강행·허술한 시설이 낳아

입력 2019.09.23. 14:07 댓글 0개
태풍 외벽 유리창 '와장창' 6명 경상…시설 안전 허점 노출
곡성군 "연기" 권고에도, 배드민턴 동호인 대회 강행 논란
전문가 "안전의식 부재… 대형 유리창 방재기준 마련해야"
【곡성=뉴시스】변재훈 기자 = 22일 오후 2시50분께 전남 곡성군 한 초등학교 종합체육관에서 천장과 외벽 일부에 설치된 채광용 통유리가 파손돼 배드민턴 동호인 A(54)씨 등 4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2019.09.22. (사진=전남소방본부 제공)photo@newsis.com

【곡성=뉴시스】변재훈 기자 = 제17호 태풍 '타파'로 전남 곡성의 한 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유리 등이 통째로 떨어져 배드민턴대회 참가자 6명이 다친 가운데 이날 사고는 악천후 속 대회 강행과 허술한 시설이 낳은 아찔한 사고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3일 곡성군 등에 따르면 태풍 '타파'가 북상한 지난 22일 오후 2시50분께 곡성 삼기초등학교 체육관에서 45㎡(14평) 크기의 채광 창호가 통째로 파손돼 실내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체육관 안에 있던 A(54)씨와 B(53·여)씨 등 6명이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사고 당시 체육관에서는 '제15회 곡성심청배배드민턴대회'가 진행되고 있었다. 남자부 복식 경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던 시간대여서 주최측 관계자와 대회 참가자 등 90여 명이 체육관 내에 머물고 있어 자칫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 했다.

이를 두고 태풍예보로 지역 주요 축제와 군민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거나 연기된 가운데 대회를 강행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곡성군 안전건설과·문화체육과는 태풍 소식에 군 체육회·배드민턴협회 측에 대회 일정 연기 등을 구두로 권고했다.

그러나 주최 측은 실내에서 모든 경기가 진행된다는 이유로 대회를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회가 진행되는 이 초등학교 체육관을 비롯한 경기장 7곳에는 대회운영본부가 운영하는 구급처치 인력만 배치됐다. 운영 본부격인 곡성 문화체육관 한 곳에만 구급차량 등이 대기하고 있었다.

체육관을 대관해 준 학교 당국의 시설물 안전관리 실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체육관은 지난 2012년 지어졌으며, 채광을 위해 외벽 일부에 강화유리가 설치돼 있다.

사고 당시 이 초등학교와 가장 가까운 기상관측지점인 곡성읍에서 측정된 순간 최대풍속은 초속 9~10m였다. 관측지점과 학교가 11㎞ 가량 떨어져 있고, 지형적 요인으로 학교 주변 실제 풍속은 더 거셌다는 것이 지역 주민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평소에는 초등학생들이 이용하는 시설이고, 해당 체육관에 태풍에 대비한 시설 보완은 허술했던 것으로 전해져 학교 측이 안전 점검·관리에 소홀했던 것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육 당국도 학교 측과 함께 사고 경위·시설물 안전을 조사하고 있다.

곡성교육지원청은 체육관 설계 용역 당시 모든 자료를 확보해 검토 중이다. 설계상 안전설비에 문제는 없었는지, 설계와 시공에 차이는 없었는지 집중적으로 확인 중이다. 또 곡성 지역 내 모든 학교 시설물을 전수 점검키로 했다.

해당 초등학교 측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 중이지만, 강한 바람이 짧은 시간 불면서 발생한 사고였다"고 해명했다.

송창영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은 "아무리 실내경기라지만 태풍경보 발령 중 행사를 강행한 것은 대회주최 측의 자연재해에 대한 경각심과 안전의식 부족"이라며 "선진국에서는 악천후 속에서 행사를 강행할 경우 행사장을 오가다 사고가 나도 주최 측에 책임을 묻는다"고 설명헀다.

이어 "대형 유리는 외력이 작용할 경우 단위면적당 하중이 훨씬 커 위험하다"며 "우리나라는 구조체(건물)에 대한 방재설비 기준은 있지만, 건물에 쓰이는 유리창 등 자재에 대한 기준과 규정이 없다"며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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