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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장 "화성 연쇄살인, 관련자·여죄 있을 수도"
입력 2019.09.23. 12:54 댓글 0개"주목적 진실 발견 …처벌은 다음 문제"
"속단 못하는 부분 있어…진상 밝혀야"
"미제수사팀 보강, 보상도 강화하겠다"
화성 용의자 DNA 의뢰, 수사기록 분석
프로파일링 및 관련자 조사…이감 검토
개구리소년, 이형호 군 사건도 수사 중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민갑룡 경찰청장이 '화성 연쇄살인' 등 미제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의 주목적은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 것"이라며 공소시효와 무관하게 수사를 이어갈 것임을 강조했다.
민 청장은 23일 오전 출입기자단과의 정례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범죄 혐의가 있는 때에 증거를 수집해 범인을 발견하는 것이 경찰 수사 단계 제1의 목적이며, 처벌은 그 다음 문제"라고 했다.
이어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것은 (용의자 이모씨) 한 사람의 문제이다. 관련된 또 다른 사람이 있을 수 있지 않나"라며 "진실이 밝혀지면서 국민 심리가 안정되는 부분이 있을 수 있으며, 이 사건에 관여한 사람이나 여죄가 있을 수도 있어 속단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결국 이 사건 진상을 다 밝혀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경찰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 수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는 가운데, 공소시효가 도과한 사건을 들여다보는 것에 대한 일각의 문제 제기에 대한 반박이다.
현재 경찰은 화성 연쇄살인 사건 유력 용의자를 특정한데 이어 대구 개구리소년 실종, 이형호군 유괴 살인 등 주요 미제 사건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날 민 청장은 미제사건 수사팀 보강과 보상을 언급하면서 수사 의지를 보였다. 그는 "미제사건 수사팀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더디지만 사건을 하나하나 해결해가고 있다. 수사팀에 대한 사기 진작과 역량 보강 방안을 강구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또 "화성 연쇄살인 사건 용의자를 상당히 과학적 방법으로 찾은 일들이 알려지면서 미제사건 관련 가족들이 기대와 희망을 갖고 있다"며 "사건을 맡고 있는 형사들도 열의와 부담이 있을 텐데, 국민 기대와 바람에 맡게끔 사기를 진작하고 팀을 보강해 수사를 제대로 해낼 수 있도록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화성 연쇄살인 사건 수사가 본격화된 배경에 대해서는 "용의자를 특정한 것은 경기남부경찰청 미제수사팀의 열정과 집념의 결과"라며 "수사팀에서 의기투합을 해서 여러 고민을 하면서 DNA 쪽으로 접근했던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80~90년대 사회를 불안에 떨게 했던 화성 연쇄살인 사건 유력 용의자로 이모(56)씨를 특정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건은 공소시효가 2006년 4월2일 만료되면서 영구미제 사건으로 분류됐는데, 경찰은 실체규명 차원의 수사를 이어가던 중 DNA 분석 의뢰를 통해 용의자를 특정했다.
이씨는 처제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995년 7월 무기징역을 확정 받아 현재 복역 중인 상태다. 경찰은 수사팀과 법률분석팀, 피해자보호팀, 진술분석팀 등으로 이뤄진 57명 규모의 수사본부를 꾸려 이씨가 연쇄살인 개별 사건 피의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
수사본부는 DNA 분석 의뢰와 과거 수사 자료, 당시 관계자 진술 및 이씨 본인에 대한 프로파일링 등을 진행하면서 사건의 실체를 파악 중이다. 이씨에 대한 원활한 조사를 위해 이감 필요성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실제 피의자가 맞는지에 대해 초점을 맞춰서 (수사를) 하고 있다. DNA 이외에 과거 서류와 행적 관련 증거 등을 수집하고 있으며, 용의자에 대한 면담을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DNA 분석 의뢰 결과가 나오게 되면 그 내용에 따라 방향이 나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또 화성 연쇄살인 사건에 대한 과거 수사가 미진했던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당시 서류에 있는 내용들로만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고, 당시 관계인 진술을 종합해봐야 하기 때문에 사실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혹시 잘못됐던 부분들이 있는지 함께 들여다 볼 것"이라고 했다.
한편 경찰은 화성 연쇄살인 이외에 개구리소년 등 다른 미제사건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영화 '그놈 목소리'로 유명한 1991년 이형호군 유괴 살인 사건은 서울경찰청에서, 소년 5명이 1991년 실종됐다가 11년 만인 2002년에 백골로 발견된 이른바 개구리소년 실종 사건은 대구경찰청에서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개구리소년 사건의 경우에는 민 청장이 직접 지난 20일 대구 달서구 와룡산 사건 현장을 찾아 "재수사에 나서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날도 민 청장은 "화성 사건 발생 직후 경찰관들이 유류품들을 보관하고 있어 그나마 DNA를 찾아 수사할 수 있었던 부분이 있다"며 "개구리소년 사건은 훨씬 증거물 찾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실마리들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s.won@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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