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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위안부 매춘' 강의 중단···류석춘 "진의 왜곡"

입력 2019.09.23. 12:12 댓글 0개
연세대, 발전사회학 강의 중단…조사 착수
시민단체 검찰 고발도…명예훼손 등 혐의
류석춘 "대학당국이 혐오 발언으로 몰아"
"학생에게 매춘 권유 주장, 절대 아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 시절인 지난 2017년 10월31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기자실에서 긴급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

【서울=뉴시스】이윤희 기자 = 연세대학교가 일제 위안부를 매춘과 동일시하는 발언이 나왔다는 류석춘 사회학과 교수의 교과목 강의를 23일 중단시켰다. 류 교수는 학교 당국이 자신의 진의를 왜곡해 혐오발언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연세대는 이날 교무처가 류 교수의 발전사회학 교과목 강의중단 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연세대 윤리인권위원회(성평등센터)는 류 교수의 강좌 운영 적절성 여부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절차에 따라 윤리인권위는 교무처에 조사 활동 개시를 공식 통보한 상태다.

학교 측이 공식 조치에 나선 것은 사건 발생 나흘 만이다.

류 교수는 지난 19일 사회학과 전공과목인 발전사회학 강의 중 일제 위안부를 매춘과 동일시하는 비유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도마에 올랐다. 강의 중 도서 '반일 종족주의' 내용을 소개하고 지지한 점도 논란에 불을 당겼다. 류 교수는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학계에서는 뉴라이트 인사로 분류된다.

정치권 등에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서부지검에 류 교수를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성희롱 등 혐의로 고발했다.

이 단체는 "역사를 왜곡한 사실도 문제지만, 강의에 반박하는 제자에게 불쾌감과 굴욕감을 준 성희롱에 대해 경악한다"며 "이 사회가 국민정서에 반하는 막말과 망언의 관대함에 철퇴를 내리면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자 법적 책임을 묻는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한편 류 교수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해명하고 반박했다.

류 교수는 강의 내용과 관련해 "차별을 위한 혐오 발언이 전혀 아니었다"며 "저는 강의를 할때 내용을 직선적으로 전달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일부는 좋아하고 일부는 불편해하기도 한다. 이 문제는 스타일의 문제이지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학문의 영역은 감정이 아닌 이성의 영역이다. 세간에서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식민지 시대 상황이 사실은 객관적 진리가 아닐 수 있음을 최신 연구결과인 이영훈 교수 등의 연구를 인용해 직선적으로 그 내용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학교와 총학생회가 맥락을 살피지 않고 자신의 발언을 혐오표현으로 몰고가고 있다고 반발했다.

류 교수는 "학생회와 대학당국의 대처를 보며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제 발언 진의를 왜곡한 채 사태를 혐오발언으로 몰고가는 것이 아닌가 의심마저 든다"며 "강의실 발언을 맥락 없이 비틀면 명예훼손 문제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학생에게 매춘을 권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적극 해명했다.

그는 "매춘이 식민지 시대는 물론 오늘날 한국, 그리고 전 세계 어디에도 존재한다는 설명을 하면서 매춘 참여 과정은 가난 때문의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뤄진다는 설명을 했다"며 "일부 학생들이 설명을 받아들이지 않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기에 '궁금하면 (학생이 조사를) 한 번 해 볼래요'라고 역으로 물어보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발언은 학생에게 매춘을 권유하는 발언이 절대 아니다. 매춘을 권유하는 발언이라는 지적은 언어도단"이라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대학 강의실에 존재할 수 있는 권력관계를 최대한 경계하며 교수 생활을 해왔다. 강의 소개에도 항상 '내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성적을 잘 줄 수 있다, 다만 논리와 자료를 가지고 오라'고 요구해왔다"며 "평소 이렇게 생각하는 저에게 혐오발언과 권력관계를 문제삼는 현실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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