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갬성이 느껴지는 포근한 '도산동 먹자골목'

입력 2019.09.19. 14:13 댓글 0개
광산구 먹자골목 스토리텔링⑥도산동 먹자골목

요즘 광산구 ‘핫플’로 유명한 1913송정역시장 골목을 따라 10분, 얼마 되지 않아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는 골목들이 나온다. 도산동이다.

동네가 지닌 한적하면서 따뜻한 도시 분위기는 마을의 생애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에게나 과거의 영광은 있듯 도산동도 ‘왕년’엔 사람들이 북적였다. 나주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육로에 위치한 까닭에 오가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큰 도로가 나고, 송정리역이 커지면서 1990년대 중후반 우미, 서경 등 신축 아파트들이 앞 다투어 도산동에 들어섰다. 젊은 사람들도 많이 이사 왔다. 그러나 곧 수완지구와 신가지구, 운남지구 등 신도심이 생기고, 도시의 팽창과 함께 사람들이 빠져 나가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낮술하기 딱! 좋은 감성술집 copy

아파트는 육중한 체구를 뽐내지 않고, 주택과 상가 등 다양한 주거공간들과 어우러졌다. 골목도 옛 모습을 비교적 유지하고 있다. 이런 조화는 도시의 구조에서 뿐만 아니라 인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곳 상인들은 도심 지근거리에 있는 농촌 주민들과 관계도 돈독하다. 도산동은 각종 채소를 왕성하게 재배했던 지역이다. 손수 재배한 채소를 들고 찾아온 할머니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20년 넘게 사랑받은 보리밥 맛집

폭염 속에서 이고 온 보따리를 풀고 자리 잡은 어르신은 시원한 물 한잔을 들이켜고 가게 주인과 그간의 안부도 함께 풀어놓았다. “오매” “그랬다요?” “큰일 날 뻔했구만” 추임새를 하며 주인이 값을 치자 어르신은 윤이 나는 애호박을 무심히 내밀었다.

“호박전 부쳐 먹어. 죽어분지 알았더만 달려 있길래 따왔어.” 오가는 대화 속에서 오랜 정이 엿보였다. “귀하죠. 철마다 얼마나 정성들여 키우셨겠어요. 어쩔 때는 원래 우리는 재료로 안 쓰는 농산물도 있지만 괜찮아요. 맛있게 음식 만들어 손님이랑 나눠먹으면 되니까요.” 보리밥 식당을 운영하는 이금희 대표는 웃으며 말했다. 

사람 사는 냄새, 정이 느껴지는 동네다. 이런 분위기 탓인지 요즘 SNS 상에서 ‘아날로그’니 ‘뉴트로’니 하는 ‘갬성’을 느끼고파 찾아오는 사람들이 생겼다. 젊은이들은 보물찾기를 하듯, 동네 곳곳을 누빈다.

이들의 영역은 새로 생긴 식당들에서 오래된 식당까지 ‘보물’들이 광범위하다. 낮술하기 좋은 가맥집, 엄마랑 데이트하기 좋은 한옥카페, 역대급 파전 맛집, 20년 넘게 오래토록 사랑받은 보리밥 맛집, 점심밥으로 딱 좋은 보쌈 맛집, 식물원에 온 듯해지는 예쁜 화원 등, ‘보물사냥꾼’들은 마음을 사로잡는 장소를 찾아 정보를 공유한다.

고즈넉한 분위기의 한옥카페

“광주송정역에서 걸어서 10분이면 도산동 먹자골목에 닿을 수 있답니다. 예쁜 동네 도산동 먹자골목에서 맛있게 식사하시고 오붓한 시간 보내고들 가셨으면 좋겠어요.” 청년사장 안동민 씨가 기다리는 ‘갬성’ 동네, 도산동 먹자골목에 어서 오시라.

글=이수연(자유기고가), 사진=김연성, 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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