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구청장 말 한마디에 '불법 전대차' 눈 감았다

입력 2019.09.17. 21:39 댓글 3개
송정농협 ‘수익 개선’ 면담 이후
광산구 건물 계약현황 보고에
“다각적으로 검토후 추진” 명시
행자부 “공유재산법 위반한 것”

<속보>송정농협이 기부채납 건물에 대해 수년간 위법적인 임대를 해주고, 이를 통해 부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016년 당시 광산구청장이 용인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광산구는 기부체납 계약 당시 책임소재를 송정농협으로 한정하기 위해 ‘전대차사용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아 농협 측이 전대차 계약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으면서도 몇년 뒤 ‘방법을 찾아보자’는 구청장의 말 한마디에 농협 측의 요청을 수용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광주 광산구와 송정농협에 따르면 송정농협은 지난 2009년 송정5일시장에 3층 건물을 신축한 뒤 2027년까지 무상 사용 후 기부채납키로 광산구와 협약했다. 광산구는 당시 송정농협과 전대차사용계약서는 작성하지 않았다. 농협측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 송정농협은 수익이 나지 않자 2011년과 2014년 두 차례 계약 변경을 요청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없자 2016년 구청장과 면담을 통해 ‘명성황우’ 수익구조 개선을 요청했다. 이 요구는 받아들여졌다.

광산구가 작성한 ‘한우직판매장 명성황우 계약현황 검토보고’에는 당시 구청장이 “원칙적으로 전대계약은 불가능하지만 흑자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후 추진하라”고 지시한 사항이 명시돼 있다.

문제는 2010년 무상사용·기부채납 계약을 했을 때 광산구와 송정농협 간에 맺었어야 하는 ‘전대차사용계획서’가 없다는 것이다. 이 전대차사용계획서가 없으면 송정농협은 다른 임차 희망자와 계약을 할 수 없다. 송정농협은 지난 2014년 2차 계약 변경 당시에도 ‘조건부 임대차 허용’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했었다. 구청장은 이런 상황을 알 수 있었음에도 송정농협의 요구를 수용했던 것이다. ‘전대 계약’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송정농협은 수익을 위해 불·탈법을 요청했고, 구청장은 이를 허락해준 셈이다. 

이 덕분에 송정농협은 지난 2016년 10월 ‘무등골축산영농종합법인(이하 무등골)’과 ‘공동 운영’이란 명목 하에 실질적인 임대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있다. 

광산구 관계자는 “기부채납·무상임대 계약서를 작성할 때 전대차사용계획서도 함께 작성하면 송정농협이 다른 사업자에게 전대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계약 관계자가 늘어날 경우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져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당시 공동운영이 가능한지 법리적 검토를 마치고 허용했을 것”이라며 “부가세를 송정농협이 납부하고 있고, 매월 일정금액이 아닌 수익에 따라 금액이 변경되는 것 역시 전대가 아닌 송정농협과 무등골의 공동운영이라고 해석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시 검토해 잘못된 부분이 발견된다면 허가 등을 변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1월에 개정된 ‘공유재산법 시행령’에는 기부채납·무상임대 계약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어느 때든 전대차사용계획서를 작성할 수 있다. 그러나 개정 이전보다 8년 전에 계약한 광산구와 송정농협은 당시에 ‘전대차사용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아 추후에도 이 계획서 자체가 불가능하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개정된 ‘공유재산법 시행령’ 이전에 전대차사업계획서 없이 전대차 계약이 진행됐다면 ‘공유재산법’을 위반한 것이다”며 “지자체장은 이에 대한 사용허가 취소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이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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