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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받는 '비둘기파'···금통위, 내달 금리 내리나
입력 2019.09.17. 18:03 댓글 0개【서울=뉴시스】조현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저성장·저물가 장기화에 우려감을 드러내며 한층 어두워진 경기 진단을 내놨다. 지난달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낸 금통위원 2명외에도 통화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추가로 제시됐다. 다음달 금리인하 가능성에 한 발 더 다가선 모습이다.
17일 한은이 공개한 제16차 금통위 의사록(8월30일 개최)에 따르면 대다수의 금통위원들이 "성장세와 물가상승률에 하방 리스크가 커졌다"고 말했다. 지난달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경기 하강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했던 것으로 읽힌다. 금통위는 지난 7월 금리를 연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하한 뒤 지난달 회의에서는 금리를 동결했다.
금리동결 의견을 낸 A금통위원은 "무역분쟁이 심화되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저성장 기조가 더욱 고착화되는 모습"이라며 "우리나라도 구조적 문제와 글로벌 현안들이 맞물리면서 성장세가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B위원은 "국내 금융실물 지표가 나빠지고 가계와 기업 심리가 위축되면서 소비와 투자 같은 실제 경제활동도 영향을 받는 부정적 순환고리가 작동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 집값 상승 등 부동산 시장 움직임을 감안해 금리동결을 선택했지만 성장세 둔화에 대응해 정책 기조를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 다른 C위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을 언급하면서 경제성장률이 7월 전망치를 하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2%다. C위원은 "향후 성장경로가 7월 전망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며 "수요측 물가압력 약화를 통해 소비자물가가 목표수준에 근접하는 시기도 더 늦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낸 금통위원들은 경기 부진이 장기화될 위험이 높아진 만큼 즉각적인 통화정책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논리를 펼쳤다. 당시 회의에서 조동철·신인석 위원이 금리를 0.2%포인트 내려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들 위원은 "경제 부진이 장기화되고 물가 부진 상황이 올해를 넘어 내년 중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낮은 물가상승률 지속은 경제주체의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7월 금리인하를 결정한 회의 이후에도 대내외 경제환경 변화는 더 부정적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금리정책 한계에 부딪힐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준금리가 이미 낮아 정책적 여력 측면에서의 실효하한 금리 수준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금통위원은 "금리의 실효하한이 구체적인 수치로 언급되고 있어 금리 이외의 통화정책 수단에 대한 기대가 의외로 빨리 부각될 수 있다"며 "통화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추가 수단과 방법을 검토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통위 내부적으로 경기하방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10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더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다음달 금리를 연 1.25%로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이미선 연구원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한은의 전망대로 2.2%를 달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다음달 인하 가능성을 전망했다.
hach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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