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임차권등기 설정만으로 보증금이 영영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입력 2019.09.17. 14:12 수정 2019.09.17. 14:22 댓글 0개
류노엘 법조칼럼 변호사(법무법인 맥)

우리가 먹는 식품에 유통기한이 있듯이 우리나라 민법에도 일정한 기간 동안 돈 받을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경우 권리가 없어지는 것으로 보는 소멸시효제도를 두고 있고, 권리가 없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소멸시효중단 제도가 있다. 소멸시효중단 사유는 돈을 갚으라고 통보하는 최고(催告)를 하고 6개월 이내 소제기 하는 방법, 압류, 가압류, 가처분을 하는 방법, 채무자가 채무승인을 하는 경우 소멸시효가 중단된다.

그런데 임차인이 임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사용하는 임차권등기로 임차보증금의 소멸시효를 중단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최근 의미 있는 판결이 나와 주목 된다.

임차인 A씨는 2002년 8월께 광주 동구 건물 중 2층 부분을 보증금 1천800만 원에 2002년 8월부터 2004년 8월까지 임차하기로 했다. A씨는 임대차기간이 끝난 2004년 9월 임대인 B씨에게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요구하였으나 B씨가 이를 반환하지 않자 2005년 6월 위 동구 건물 중 2층에 대한 주택임차권등기를 마치고 이사를 가면서 위 건물 2층 부분에 대한 점유를 상실했다. 이후 임차인 A씨는 2016년 3월 18일 임대인 B씨에게 임대차보증금반환소송을 제기했다.

원칙적으로 주택임차권 등기는 임대차계약이 종료되고도 임대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임차인이 이사를 하게 되어 건물에 대한 점유를 하지 못하게 될 때 사용되는 제도이다. 주택임차권 등기는 주택임차인이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른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거나 이미 취득한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도록 해 주는 기능을 하는 등기로써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후 주택이나 상가건물에 대한 점유를 하지 못하게 될 때 사용할 수 있다.

흔히 임차인은 주택임차권 등기를 마치게 되면 자신의 임대보증금이 안전하게 보존되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와 같이 주택임차권등기가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임대차보증금의 시효가 중단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위 사례에서 임대차계약기간이 종료된 후 10년이 넘게 임대차보증금반환 소송을 제기하지 않은 A씨에게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대법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권등기는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거나 이미 취득한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도록 해주는 담보적 기능을 주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집행행위나 보전처분의 실행을 내용으로 하는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과는 다르다. 임차권등기가 본래의 담보적 기능을 넘어서 채무자의 일반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보전하기 위한 처분의 성질을 가진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에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임차권등기는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을 취득하게 해주고 이미 취득한 대항력이나 우선변제권을 유지하도록 해 집이 경매에 들어가더라도 임대보증금을 지키게 해주는 소중한 제도다. 그러나 임차권등기가 되어 있다고 해도 소멸시효까지 중단되는 것이 아니므로 임차권등기가 되어있다고 영원히 임대차보증금이 보호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따라서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자신의 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 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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