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초유의 제1야당 대표'삭발 투쟁'

입력 2019.09.16. 17:42 수정 2019.09.16. 17:43 댓글 0개
한국당, “저희가 할 수 있는 저항의 표현”
한국장 제외한 정치권 일제히 비난
삭발 피로감과 정치 희화화·조롱 지적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유린 중단과 조국 파면을 촉구하며 삭발 투쟁을 벌였다. 삭발을 한 황 대표는 같은 장소에서 한국당 의원들과 함께 농성을 이어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황 대표의 삭발에 대해 "저희가 할 수 있는 저항의 표현이라 생각한다"면서 "그런 뜻에 당 대표가 결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국당을 제외한 정치권은 황 대표의 삭발에 대해 일제히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정치인 삭발에 대한 피로감과 함께 삭발 자체가 구태정치의 한 형태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치인 삭발이 정치를 희화화 시키고, 조롱의 대상이 된다고 경고했다.

먼저 이재정 더불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투쟁의 이름을 붙인 삭발은 부조리에 맞서 분투하다 그 뜻을 못 다 이룬 사람들이 끝내 선택하는 절박한 심정의 발로다"며 "그러나 황 대표의 삭발은 그저 정쟁을 위한, 혹은 존재감 확인을 위한 삭발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은 장외투쟁과 단식, 삭발로 분열과 혼란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민생과 경제를 챙겨야 할 시점이다"고 주장했다.

금태섭 민주당 의원도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저는 개인적으로 국회의원 단식·삭발을 안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삭발을 하면 그 자체가 화제가 돼 문제가 희화화 되는 경우가 있다. 지금도 삭발 문제에 대해 그러면 안 되는데 조롱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누구를 위한 삭발인가"라며 "야당 대표로서 초유의 일이다.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면서 씁쓸하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번 삭발투쟁은 조국 청문회를 맹탕 청문회로 이끈 정치적 무능력을 면피하기 위한 정치쇼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가칭)대안연대 소속 박지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 1야당 대표의 삭발 충정은 이해하지만 하지 않으셨으면 한다. 21세기 국민들은 구태정치보다는 새로운 정치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가칭)대안정치 김정현 대변인도 공식논평을 통해 "철 지난 구시대적 패션이고 국민적 호응도 없을 것"이라며 "느닷없는 삭발로 정치를 희화화 시키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김동균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머털도사도 아니고 제 1야당 대표가 머리털로 어떤 재주를 부리려는 건지 알 길이 없다"며 "구성원들 모두 기득권인 자유한국당이 삭발 투쟁이랍시고 약자 코스프레를 하니 가소롭기 짝이 없다"고 맹비난했다.

조국 장관의 사퇴를 주장하는 바른미래당은 황 대표 삭발과 관련된 논평을 내놓지 않고 '조국 장관 사퇴를 위한 서명운동'을 이날부터 시작했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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