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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대책 1년⑤]서울 부동산, 추석이후 상승 전망···변수는 '규제·금리·경기'

입력 2019.09.16. 05:00 댓글 0개
"규제 예고에도 이사 성수에 금리인하 기대감 높아 상승 지속"
연내 상한제 시행 여부 회의적…"시행 시 전방위적 상승 압력↑"

【서울=뉴시스】이인준 박영환 박성환 김가윤 신정원 기자 =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은 본격적인 가을 이사 성수철이 개막하며, 한동안 관망하던 매도-매수자간 밀고 당기기가 다시 재개될 전망이다.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여파로 침잠해 있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최근 오랜 하락장세에서 벗어나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아직 보합권을 맴돌고 있다.

지난 여름 전년 고점 수준까지 회복한 은마·잠실주공5단지 등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가 상한제 민간 확대 예고에 상승세가 꺾이면서 시장의 관망세가 커지면서 추격 매수가 잠잠한 탓이다.

시장 불확실성에 차츰 회복되던 거래상황도 다시 꺾이며 이렇다 할 거래 없이 일부강남권 주요 신축과 역세권 대단지 등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집중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아직까지는 주택시장의 상승세가 외부 변수에 취약한 구조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추석 연휴 이후에는 그동안 시장을 부유하던 각종 변수들이 실체를 드러내며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결정할 가능성이다.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오는 10월 이후 적용 지역과 시기 등이 확정되겠지만, 정부가 민간 시행을 강행하기에 녹록치 않은 환경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변수다. 시중에 막대한 갈 곳 잃은 부동자금이 넘치는 데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마저 높아지면서 주택 매매시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반면 무역갈등과 내수침체 등 경기 위축 국면에서 구매력이 약화돼 시장의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16일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추석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각종 정부 규제 예고에도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당분간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박 위원은 "성수기인 가을 이사철로 접어드는 데다, 시장에 경기 위축 우려에 대한 반대급부로 기준금리가 한두 차례 더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퍼지고 있다"면서 이 같이 전망했다.

아직 시행 시기와 지역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분양가 상한제 민간 확대 엄포가 여전히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주택 수요를 유발시키고 있다. 정부의 잇따른 규제가 서울 아파트 공급 부족 신호로 시장에 왜곡 전달되면서, 무주택자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다만 "단기간 가격이 급등해 피로감이 높고, 실물경제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데다 정부가 또 시장안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면서 "분위기에 휩쓸린 투자는 신중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도 재건축을 중심으로 다시 강보합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했다.

고 교수는 "사실 특별한 규제 정책이 안 나오더라도 부동산 시장으로 넘어가려는 유동자금이 너무 많아 부동산 시장에 강한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소폭 하락했던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도 다시 조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서울 아파트의 경우 전방위적인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 교수는 "서울은 공급이 재건축, 재개발 외에는 어렵기 때문에 신축은 물론 10년 이상 된 아파트도 강보합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접경지역인 과천이나 하남, 광명도 강보합 내지 상승 가능성이 높다"면서 "지방은 보합보다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다만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의 경우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과 관련 "주택시장이 크게 과열되거나 집값이 널뛰는 현상이 없을 것"이라며 다소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권 교수는 "분양가상한제가 실제 적용되면 재건축, 재개발 단지 아파트들은 사업 추진을 보류하거나 연기하고, 주변 지역의 3~4년 된 신축 아파트들이 희소성이 올라가고, 이들을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규제 정책과 정부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크다"고 말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도 "시장에 긍정적인 호재보단 악재가 더 많다"면서 큰 변화 없이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봤다. 양 소장은 "그동안 집값이 오른 것에 대한 부담감이 크고, 입주물량이 계속 늘어나는 데다 정부의 추가 규제책도 나올 수 있다"면서 "지금 상황에서 매매가격이 더 오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예정대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분양가 상한제의 경우도 정부 부처 내에서 저마다 생각이 조금씩 달라 경기 둔화 우려를 감안하면 연내 민간택지에서 바로 시행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예상했다.

함 랩장은 연휴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이 강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함 랩장은 "현재 저금리에 부동자금이 워낙 시중에 많이 풀린 상황인 데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서울은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양도세 중과로 서울 부동산은 시중에 유통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매도자가 눈높이를 낮추거나 급하게 팔려고 나서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중 무역 분쟁에 우리도 일본과 갈등을 겪는 등 전반적으로 경제 관련 전망이 악화되면서, 구매력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미국의 호경기 사이클이 막을 내리는 등 경기 위축에 대한 우려가 부각될 경우 거래량에 많은 영향을 미쳐 상승세를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도 "막상 10월에 분양가 상한제를 할지 의문이 든다. 분위기만 내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이 불발되면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강남지역의 거래량 증가가 이를 뒷받침한다"면서 "부동산이 하락할 것이라는 조짐이나 징조도 시장에서는 찾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이어 "민간택지 부동산 상한제 확대 등 정부 규제가 경기 침체 우려로 제동이 걸리면서 결과적으로 시장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확신을 심어줬다"면서 "부동산 시장은 단순히 정부의 엄포와 위협만으로 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전세시장의 경우도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양 소장은 "분양가상한제 민간 확대 등으로 전세로 눌러 앉는 대기수요가 늘면서 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규제의 영향보다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전세가격이 후행하며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밝혔다.

반면 국민은행 박 위원은 "이사철에 분양 대기수요까지 늘면서 일부는 상승하겠지만,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량이 11년 만에 최대인 4만3000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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