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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시발국이자 유일 민주국, 튀니지 두번째 대선
입력 2019.09.15. 22:23 댓글 0개【서울=뉴시스】김재영 기자 = 아랍의 봄을 시동시켰고 이후 민주화 민중 봉기가 일어난 여러나라 중 유일하게 성공했다고 칭송 받아온 북아프리카의 튀니지가 15일 두 번째 대통령선거를 치렀다.
2010년 12월 벤 알리 대통령의 철권 장기 통치와 경제난에 거리 시위가 벌어지던 중 한 행상 청년이 관청의 손수레 압수에 항거해 분신 자살하면서 2011년 아랍의 봄이 불 붙었다. 23년 집권의 지네 벤 알리는 축출되어 외국으로 도망갔다.
튀니지는 제헌의회 선거 등을 거쳐 2014년 민주주의 헌법 마련과 정부 구성에 성공했다. 이슬람 국가로서 비민주적 무슬림 전통이 상존하고 급진 이슬람주의 세력의 테러가 간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남녀 동등권과 개인 자유를 보장하고 대통령과 총리의 이원집정제적 권력 분점이 명문화되었다.
반체제 인사였던 베지 카이드 에셉시가 첫 민선 대통령으로 뽑혔고 5년 임기 막판인 올 7월 92세의 세계 최고령 국가수반이란 명예를 더하며 타계했다.
이날 치러지는 대선 1차전에 현 총리 등 26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50%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2명의 결선투표가 10월 말 실시된다. 700여 만 명이 자발적으로 유권자 등록을 마쳤으며 경찰과 군인 10만 명이 배치되었다. 유럽연합과 미국 등에서 6000명이 참관단을 파견했다.
튀니지는 대통령이 국방, 외교 및 안보를 책임 지으며 국회에서 선출되는 총리가 내치를 맡는다. 총선도 10월 초 예정되어 있다. 대선과 총선의 이슈는 테러 안보나 부패 소탕도 있지만 높은 실업률로 나타나는 경제난의 돌파로 모아진다.
한편 튀니지에서 시발된 아랍의 봄은 이웃 이집트와 리비아를 거쳐 아라비아 반도의 바레인, 예멘으로 퍼졌고 그리고 지중해변의 시리아에서 폭발했다.
이집트는 30년 독재의 호스니 무바라크가 축출 수감되고 이집트 역사상 최초의 민주 선거에 의해 모하마드 무르시가 대통령에 뽑혔지만 2013년 군부 쿠데타로 무르시와 무슬림형제단이 일거에 궤멸되었다. 새 정부와 맞서다 2000여 명 이슬람주의자들이 목숨을 잃었고 쿠데타 주역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재선에 이어 최근 헌법을 고쳐 2030년까지 집권할 수 있게 되었다.
리비아는 2011년 11월 무아마르 가다피가 민중에게 살해된 뒤 지금까지 단일 중앙정부가 구성되지 못한 혼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된 유럽 이주 물결의 출발지가 되면서 중부 아프리카인들이 몰려들고 인신매매, 익사 등 이들의 고난이 무정부 혼돈에 더해졌다.
시아파 국민을 수니파 왕정이 다스리고 있는 바레인에서는 민중 혁명이 실패해 100여 명이 사망하고 왕정 체제가 더 굳어졌다.
예멘에서는 26년 독재의 살레 대통령이 민중 봉기로 물러났지만 군부 추종 세력 등 권력의 끈을 놓지 않아 부통령에서 대통령이 된 만수르 하디와 대립했다. 그러던 중 2014년 북부 후티족이 시아파 이란의 지원으로 수도를 점령했고 하디는 사우디로 도망갔다. 살레 전 대통령은 후티 반군과 손 잡고 권토중래를 노렸으나 사우디 수니파 연합군에 고전하다 후티 반군과 사이가 틀어져 암살되었다. 예멘 내전으로 2만 명 이상이 숨졌고 2900만 인구 중 1000만 명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다.
시리아에서 2011년 3월 40년 집권의 아사드 가문을 타도하려는 무력 투쟁이 시작돼 내전으로 발전했다.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은 화학무기 사용을 불사하며 30만 명이 넘는 자국민을 몰살하면서도 탄탄한 반군 세력에 몰려 영향력이 남서부 수도 다마스쿠스 일원으로 축소되었다. 그러나 2015년 9월 푸틴의 러시아 공군이 반군 공습을 시작하면서 전세가 역전돼 유프라테스강 서쪽은 거의 모두 수복했다. 그 사이 2300만 시리아 인구 중 50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50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국경선을 넘어 탈주했으며 1000만 명이 집을 떠나 국내 다른 곳으로 피난갔다. 뿐만 아니라 2013년부터 반군 세력 일부이던 이슬람국가 조직이 발호해 동부에서 많은 시리아인들이 희생되었다.
이 같은 아랍의 봄 이후 상황을 살펴보면 튀니지의 두 번째 민주 대선에 대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칭찬과 관심이 이해될 수 있다.
kjy@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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