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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우리 땅에서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 이뤄지지 않았다"

입력 2019.09.15. 19:39 댓글 0개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원유시설에 예멘 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사우디 당국은 비축유로 공급 부족분을 메우겠다 했지만 수급 불안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은 커졌다. 국제유가는 최근 나흘 연속 하락하는 등 안정세를 보였지만 5~10달러씩 급등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국내서는 이달 초부터 유류세 한시적 인하가 끝나면서 기름값이 오름세를 보였는데, 국제유가가 오르면 기름값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사진은 15일 오후 서울의 한 주유소 모습. 2019.09.15.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재영 기자 = 이라크 정부는 15일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석유 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이 자국 영토에서 행해졌다는 일부 외신 보도를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라크의 압델 압둘-마디 총리 사무실은 이같이 부인하면서 이라크 땅을 다른 나라 공격에 사용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강력한 보복을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우디 정부는 14일 오전(현지시간) 아브카이크 정유시설과 인근 쿠라스 유전에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로 해서 하루 총산유량 980만 배럴 중 570만 배럴의 생산과 공급이 중단되었다는 것이다.

사우디 발표 직후 사우디 남부 국경을 접한 예멘의 후티 반군이 사우디 드론 공격의 배후라고 연계 통신을 통해서 주장했다. 후티 반군은 사우디 접경지인 예멘 북부의 시아파로 2014년 9월 시아파인 이란의 지원을 받아 중서부 예멘 수도 사나를 전격 점령했다.

예멘의 만수르 하디 대통령은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로 피신했으며 사우디는 2015년 3월부터 수니파 9개국 연합군을 구성해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 이후 후티 반군은 예멘 국경 넘어 사우디 군기지 등에 크루즈 미사일 공격을 간헐적으로 펼쳐왔다.

이번 사우디 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이 이전의 후티 반군 공격 수준을 크게 넘어서는 가운데 몇 시간이 지난 14일 밤8시(한국시간) 미국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후티 반군의 공격 주장을 믿을 수 없다면서 "이란이 행했다"고 트윗으로 말했다.

후티 반군을 이란이 돕고는 있지만 이번 대형 사우디 공격은 후티가 하지 않고 이란이 직접 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증거를 대지 않았다.

피격 지점인 사우디 두 석유 시설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동북쪽으로 330㎞ 떨어진 곳으로 남쪽의 예멘보다는 사우디 동쪽의 이라크와 더 가깝다.

이라크는 미국에 의한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후 국민 다수파인 시아파가 정권을 잡아 시아파 종주국 이란과 친하며 시리아와 마찬가지로 이란 준군사 조직이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 트윗 얼마 후 예멘이 아니라 이라크 땅에서 이번 사우디의 아브카이크 및 쿠라스에 대한 공격이 행해졌다는 보도가 익명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나왔다. 이라크가 이에 강력 반발한 것이다.

이라크에 앞서 폼페이오 장관이 공격 실체로 지적한 이란 정부는 15일 낮 '속임수'라며 미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올 5월 이후 격화되던 미국과 이란 간의 관계가 최근 약하나마 풀릴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이 많았는데 갑자기 폼페이오 장관이 이란을 지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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