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사면초가(四面楚歌)

입력 2019.09.10. 18:04 수정 2019.09.10. 18:04 댓글 0개
김대우의 약수터 무등일보 정치부 부장

중국 초(楚)나라 항우(項羽)와 한(漢)나라 유방(劉邦)이 천하를 다투던 때다. 항우가 유방에게 쫓겨 휴전을 하고 고향 초나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하지만 해하(垓下)에 이르러 항우는 한나라 추격대에 포위당하고 만다. 빠져나갈 길은 보이지 않고 군량미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한나라 군대는 점점 포위망을 좁혀왔다.

사력을 다해 겨우 버티던 어느 날 사방에서 구슬픈 초나라 노래가 들려왔다. 한나라가 항우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포로로 잡힌 초나라 병사들을 시켜 고향의 노래를 부르게 한 것이다.

한나라 군영에서 초나라의 노래가 들려오자 항우는 이미 초나라가 한나라 수중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하고 마지막 전열을 정비해 필사적으로 포위망을 뚫지만 결국 실패하고 자결한다. 여기서 유래된 것이 '사면초가(四面楚歌)'다. '사방에서 들리는 초나라의 노래'라는 뜻으로 적에게 둘러싸이거나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무원 상태를 일컫는다.

출범 14개월째를 맞은 민선7기 광주시정이 바로 사면초가 형국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투자자를 모집해 광주형일자리 첫 모델인 '광주글로벌모터스' 자동차 공장 건립에 첫발을 내딛었지만 초대 박광태 대표이사 선임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대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임명해야 한다', '사퇴해야 한다'를 두고 시민단체까지 갈려 지역여론이 분열되고 갈등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코 앞(2020년 7월 시행)으로 다가온 도시공원 일몰제도 속을 썩이고 있다. 광주시가 기부채납 방식으로 추진 중인 민간공원 특례(2단계) 사업이 비리의혹에 휘말려 도시철도2호선 기공식이 열린 '잔칫날'에 행정부시장실과 시 감사위원회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을 당했다. 검찰 수사에서 비리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소송전 등으로 비화돼 도시공원을 해제해야 할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서둘러 고기를 잡아야 하는데 선장이 없어 출항을 못하는 배, 힘들게 정상에 오르니 또 다른 높은 산이 가로막고 있는 첩첩산중의 상황. 이용섭 시장의 리더십과 추진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진퇴양난의 어려운 상황을 벗어날 길은 두 가지 밖에 없다. 가던 길을 포기하고 돌아가거나, 좌고우면 않고 돌파하거나…. 가야할 길은 정해져 있는데 생각이 많아지면 혼란은 길어진다. 시간이 많지 않다. 이 시장의 결단만 남았다. 김대우 정치부 부장대우 ksh43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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