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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정은원으로 본 ‘선배’ 양현종의 대범함

입력 2019.09.06. 11:33 댓글 0개
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타이거즈 양현종(31)은 좋은 활약을 펼치는 신인 야수가 나오면 본의 아니게 매번 이름을 등장시킨다. 

KBO리그 최고 수준의 공을 던지는 양현종은 언제나 신인들에게 한 번쯤은 상대해보고 싶은 선배다. 신인들은 지명과 동시에 프로 무대에서 겨뤄보고 싶은 투수로 “양현종”의 이름을 많이 거론한다. 

이 때문에 양현종과 큰 주목을 받는 신인과의 대결은 언제나 큰 관심거리다. 그런데 최근에는 신인뿐만 아니라 젊은 야수들과의 대결에서도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3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는 한화 이글스와 KIA의 맞대결이 열렸다. 지난해 혜성같이 등장한 한화 정은원(19)이 이날의 뜨거운 감자였다. 정은원은 6회 양현종과의 맞대결에서 삼진을 기록한 뒤 덕아웃으로 들어가며 ‘괴성’을 질렀다. 정은원의 목소리는 중계방송을 타고 그대로 야구팬들에게 전달됐고, 이를 불편하게 본 시선들은 곧 논란으로 이어졌다. 

어린 선수에게 적지 않은 비난이 쏟아졌는데, 특이하게도 이를 진화시킨 것은 상대 투수였던 양현종이었다. 정은원이 경기 후 양현종을 찾아 사과했고, 양현종이 “경기의 일부분이니 신경 쓰지 말라. 넌 앞으로 잘될 선수다”라고 말한 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단락됐다.

오해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까지 ‘선배’의 마음으로 받아들인 양현종의 대범함이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이번 일로 지난해 양현종과 KT 위즈 강백호의 맞대결도 다시금 주목을 받았다. 당시 강백호는 시즌 초인 3월 양현종과 첫 맞대결을 펼쳤는데, 양현종은 강백호에게 직구만을 던지며 정면승부를 펼쳤다. 당시 양현종은 “(강)백호가 워낙 좋은 타자라고 들었다. 직구를 노리고 있는 것 같아 나도 승부를 해주고 싶었다. 좋은 공을 던지려 했다”며 상대를 치켜세웠다.

아무리 연차가 어린 후배여도 양현종은 상대를 똑같은 ‘프로’로 대우하며 경쟁했다. 더불어 ‘선배’로서는 대범함을 보이며 후배들의 상황까지 배려했다. 새삼 대투수의 그릇이 확인되는 장면들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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