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망언

입력 2019.09.03. 18:16 수정 2019.09.03. 18:16 댓글 0개
김옥경의 약수터 무등일보 문화체육부 부장

"입은 재앙을 여는 문이고/혀는 자신을 베는 칼이니/입을 닫고 혀를 깊숙히 간직한다면/어디서나 거뜬히 몸을 편히 하리라"

중국 당나라의 역사를 다룬 전당서(全唐書) '설시(舌詩)' 편에 나온 시구다.

당나라 말기에 태어나 나라가 망한 뒤 후한 등 여러 왕조에서 재상 벼슬을 지낸 풍도에게 처세술이 무엇이냐 묻는 질문에 "말 조심하라"고 답한 일종의 권면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조심에 대한 속담이나 격언은 다양하다.

성경에서는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으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니라"고 했다.

유대인의 탈무드에도 말조심에 대한 격언이 있다. "한번 낚시줄에 걸렸던 물고기는 다시 낚시줄에 걸리지 않는데, 어리석은 인간은 입 때문에 자주 고통을 받는다"며 말조심을 경고하고 있다.

우리 속담에도 '엎지른 물'이나 "쌀은 쏟고 주워도 말은 하고 못줍는다"라며 함부로 말하는 것을 경고했다. 말은 한번 뱉으면 다시 담지 못하니 말할 때에는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다.

최근 정치권에서 말 조심을 전혀 하지 않는 '망언'과 '막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최근 '광주일고 정권'이라는 '망언'으로 지역민들의 공분을 샀다.

그는 최근 부산에서 열린 집회에서 "서울 구청장 25명 가운데 24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인데 이 중 20명이 광주·전남북 출신이다. 문재인 정권은 광주일고 정권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부산, 울산, 경남지역 주민들이 뭉쳐서 반드시 심판하자"고 했다.

지역에서의 반발은 극에 달한 상태다. 지역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해당 발언은 단순히 개인의 실언이라 할 수 없다. 철저히 계산된 속셈에서 나온 정치적 발언이어서 그 심각성은 절대 가볍지 않다"며 "지역 감정 발언으로 광주시민을 모욕한 나 원내대표는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망언 의도는 사실 뻔하다. 공정하고 적법한 방법으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취한 제스쳐일거다. 비겁한 수단이자 방법이다. 명색 야당의 리더가 이래도 되는건지,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김옥경 문화체육부 부장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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