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프락치

입력 2019.09.02. 18:33 수정 2019.09.02. 18:33 댓글 0개
양기생의 약수터 무등일보 문화체육부 부장

정국이 온통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자질검증에 매달려 있다. 야당은 연일 그의 딸 대학 입학과정과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사립학원 운영과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이를 확대 재생산하면서 부풀리기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여야 합의로 잡혔던 청문회가 무산되면서 국무위원 후보자로서의 자질과 검책 검증 보다는 의혹 제기와 공방만 판을 친다.

이런 가운데 낯익은 보도가 나와 관심을 끈다. 국정원이 프락치를 고용해 시민단체를 감시해 온 정황에 대한 보도가 그것이다. 한 언론이 프락치로 활동해 온 사람의 인터뷰를 게재하면서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문재인 정부 DNA에는 민간인 사찰은 없다'고 공언해오던 터라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이 사실이라면 정국의 또 다른 파장이 불가피하다.

프락치는 원래 러시아 말로 도당, 당파, 파벌 등을 뜻한다. 이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목적을 위해 신분을 숨기고 다른 단체에 들어가 활동하는 사람으로 변질돼 사용되고 있다.

우리말로 첩자가 안성맞춤이며 정보원으로도 불린다.

냉전시대와 달리 요즘은 프락치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프락치라는 단어는 고 3때 처음 들었다. 자율학습이 한창이던 여름, 관리 감독을 하던 담임이 갑자기 필자를 지명하며 진로실로 오라고 했다. 진로실로 들어가니 담임은 다짜고짜 필자를 때리기 시작했다.

태권도 유단자였던 담임은 인정사정없이 필자를 공격했고 필자는 맞지 않으려 방어에 애를 썼던 기억이 있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담임은 필자에게 교장선생님 프락치냐고 물었다. 프락치라는 단어를 몰랐던 필자는 아니라고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바탕 난리 뒤 프락치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국정원의 프락치가 과거 아픈 기억을 재소환한 셈이다.

나라가 조국 대전(大戰)으로 난리다. 서로 합의해 놓은 청문회 일정도 지키지 않고 '네 탓 공방'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럴 때 정치권에 '국민의 프락치'를 보내 진짜 속내가 어떤지 알고 싶다. 속이 시커먼 정당이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 것은 필자 뿐이랴!

양기생 문화체육부 부장 gingullove@srb.co.kr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srb7@hanmail.net전화 062-510-115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사랑방미디어'

최근 무등칼럼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