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F1963’의 나비효과를 기대하며

입력 2019.09.02. 17:56 수정 2019.09.02. 18:05 댓글 0개
조덕진의 어떤 스케치 아트플러스 편집장 겸 문화체육부장

한국에도 이런 기업이 있다니….

부산의 핫 플레이스로 명성을 자랑하는 복합문화공간 'F1963'은 공간의 명성에 스토리가 더해지며 대중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F1963'은 고려제강 부산 공장(Factory)의 창립 연도(1963)를 상징한다. 'F1963'은 고려제강이라는 부산 기업이 7천600여 평의 공장부지와 공장건물에 350억원을 투입해 문화공간을 조성, 부산시민들에게 제공한 독특한 도시재생 모델이다.

재벌도 아닌 일반 기업이 수 천 평의 부지와 공장건물을 제공하고, 여기에 수 백 억원을 투입해 지역민에게 문화공간으로 제공한 사례는 충격으로 다가왔다.

더구나 'F1963'이 자리한 부산 수영구는 센텀시티가 들어선 부산의 핫한 지역이다. 그 넓은 부지를 부동산 돈벌이로 활용 않고 초심을 지역민들과 공유하려는 시도에 마음이 숙여진다.

단순한 기증에 머물지 않고 수백억원을 투입해가며 끝없이 모델을 만들어가는 과정에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지금도 보완이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도 투자비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여타 도시재생 공간이 공공기관이 오래된 공간이나 건축물을 매입해 운영하는 것과 도 다르다. 고려제강이 공장부지를 문화공간으로 조성하자 부산시가 참여해 공공기금 40억원이 더해져 반관반민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전체 큰 그림과 절대 비용을 기업이 제공하고 투자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기업의 메세나, 사회공헌 성격이 더 크다.

'F1963'은 도시재생의 새 모델, 기업의 사회공헌 방식, 기업의 품격. 기업과 사회의 만남의 방식 등 다양한 관계에 대해 많은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이곳은 고려제강의 문화예술에 대한 철학과 사랑이 곳곳에 담겨있다. 회사는 당초 이곳에 세계적 규모의 도서관을 선보이고자 했다고 한다. 이후 여러 과정을 거쳐 전시장과 음악홀, 책방, 갤러리 등 상업 문화시설이 공존한 지금의 형태가 구성됐다.

'F1963' 초기 단계부터 산업시설 시설 재생 부문에 자문을 한 경성대 강동진 교수에게 전해들은 기술의 강고함과 사람존중이 놀랍다.

이 회사가 'F1963'을 시작하기 전만해도 부산시민들도 이 기업의 존재를 잘 몰랐다고 한다. 알고 봤더니 와이어로프 부문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로 40여 개국에 공장을 두고, 특정분야는 80% 공급률을 자랑한단다.

기술력도 기술력이지만 눈길을 끄는 건 이 회사의 사람존중이다. 이 회사는 초창기부터 함께 한 직원들을 위해 별도 공장을 지어 은퇴자들만이 일할수 있도록 하는 한편 회사 행사에는 초창기 멤버들을 위한 별도의 자리를 운영한다고 한다.

강 교수는 "외부자문을 받는 과정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반영하는 모습에 놀랐다"고 전한다. 전문가 존중의 그림자는 고려제강 본사 건축물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2016년 완공한 본사 건축물은 철강회사 건물이라기보다 미술관이 아닌가 싶게 멋진 공간을 자랑한다. 건축가에게 전적으로 일임해 'F1963'과 연계되는 분위기가 가능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사람을, 전문가를 존중하니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점하나 보다. 감탄과 존중이 절로 나왔다.

이번 만남은 한국언론재단 광주지사가 마련한 연수프로그램의 하나였다. 전국에서 온 기자들은 '우리 지역엔 이런 기업 없나', 감탄과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조덕진 아트플러스 편집장 겸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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