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5년만의 전시···진한 감동·울림 있는 자리됐으면"

입력 2019.09.02. 17:19 수정 2019.09.02. 17:19 댓글 0개
송필용 작가, 3일부터 11월23일까지
무각사 로터스갤러리서 '흐름'전
'역사'시리즈 등 대작 30여점 선봬
송필용 작, 역사

"지난 2015년 이후 광주에서 5년만에 선보이는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각종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우리 삶의 모습을 '역사'와 '흐름-소쇄' 시리즈 등으로 다양하게 풀어냈습니다. 이번 전시가 지역민과 함께 교류하고 소통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합니다."

지역 대표 중견작가로 우리 역사의 흐름을 물과 땅 등 자연의 모습을 빌어 깊은 사색의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는 송필용 작가.

송 작가가 오랜만에 지역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송 작가는 3일부터 11월23일까지 광주 상무지구에 위치한 무각사 로터스갤러리에서 '흐름-흐르는 물의 기운에서 우리 역사의 원리를 찾다'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송 작가가 지난 2015년 광주시립미술관 하정웅 미술관에서 초대전을 진행한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이다. 송 작가는 이 자리에서 지난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그린 대작 30여점을 선보인다. 송 작가가 그동안 작품에 매진하며 쏟은 열정들을 있는그대로 엿볼 수 있다.

특히 송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역사', '흐름-소쇄'시리즈 등을 통해 역사의 질곡을 직접 겪은 한 인간이 빚은 예술적 산물을 다채로운 작품 양상으로 풀어낸다.

20여 년이 넘는 시간동안 작가가 느낀 물의 기운은 근작들에서 더욱 농익은 붓질로 거침없는 힘을 발산해낸다. 작품에 내재된 역사의 흐름을 재인식해보며 그 특별한 아름다운 향연에 빠져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송 작가는 최근작 '역사' 시리즈에서 폭포수를 맞으며 흔들림 없이 버티고 있는 거대한 바위를 형상화한다. 이는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바위처럼 꿋꿋하게 살아가는 우리 삶의 에너지를 생생하게 표현한 작품이며, 우리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흐름-소쇄'시리즈의 폭포는 오랜 시간 내 자신과의 호흡에서 육화된 존재로, '공명의 기운으로 가득한 청아한 울림과 영혼의 소리'를 담아낸다.

송 작가의 역사에 대한 남다른 시선은 그가 젊은 시절 온몸으로 겪었던 무수한 역사적 사건들에서 비롯됐다.

그가 대학 4학년에 겪은 5·18은 이 땅의 역사에 대한 성찰이 시작된 결정적 계기였다. 시대의 아픔을 묵과할 수 없었던 청년은 우리 땅의 역사를 다시금 깊이 생각하게 됐고, 암울한 시대를 극복하려 전라도 땅 곳곳을 누비며 그 근원적 모습을 찾아보려 했다. 1980년대 말 '땅의 역사' 시리즈를 시작으로 전라도 자연을 근간으로 한 작품들은 당시 민중미술의 형식과는 또 다른 작가만의 시선으로 그려진 민초들이 삶의 본질적 모습이었다. 전라도에서 시작된 답사는 전국 곳곳으로 뻗어 나갔고, 동학혁명, 일제강점기, 6·25, 5·18 등 우리 역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하나하나 그림 안에 깊게 새겨졌다.

이런 역사인식은 1990년대 말 금강산 기행이 가능해지면서 수차례 다녀온 답사로 그만의 작품세계가 더욱 풍부해졌다. 금강산의 산봉우리와 폭포, 산과 바다의 조화, 기암괴석 사이 거침없는 폭포의 기운 등은 그가 우리 자연을 보여주는 더욱 특별하고도 확고한 시선을 제시해주고 있다.

송 작가는 "오랜만에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인 만큼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진한 감동과 울림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며 "작품을 통해 우리 삶 속 내면의 아픔과 찌꺼기 등을 치유하고 해소하는 기회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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