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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만 던졌으면" 간절한 임기영, 방황의 답 찾았나

입력 2019.09.02. 05:33 댓글 0개

"오늘처럼만 던졌으면 좋겠어요".

돌고 돌아 답을 찾은 듯한 얼굴이었다. KIA타이거즈 사이드암 투수 임기영이 오랜 방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지난 1일 롯데자이언츠와의 광주경기에 선발등판해 시즌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를 했다. 작년 7월 31일 광주 롯데전 6⅓이닝 1실점 이후 1년 1개월 여만이다. 

시즌 10번째, 선발투수로는 5번째로 등판해 6이닝을 7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올해 처음으로 6이닝을 소화했다. 투구수도 89개로 이상적이었다. 직구 최고 스피드가 140km, 평균 137km를 찍었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투심까지 던졌다. 

직구가 빨라졌고 변화구의 낙폭이 커졌다. 슬라이더도 빠르게 꺾였고 투심도 궤적이 좋았다. 3회 1사후 집중 4안타를 맞아 2실점했다. 그러나 나머지 5이닝은 에이스급 투구였다. 6회는 선두 윌슨에게 2루타를 맞고도 세 타자를 내야땅볼과 삼진으로 솎아내는 장면에서는 자신감이 돋보였다. 

임기영은 이날 호투의 비결로 두 가지를 꼽았다. 일단 멈춤 동작을 없앴다. 최근 타자와의 타이밍 싸움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해 도입했지만 볼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다시 원래대로 던졌다. 대신 킥킹 동작을 빠르게 가져갔다. 투구 자체가 빠르고 역동적으로 바뀌었다. 

임기영은 "다리 드는 것을 바꿨다. 던지면서 불안했는데 막상 던져보니 스피드도 좋고 체인지업도 괜찮았다"고 말했다. 이어 "맞아도 되니 자신있게 던지고, 직구보다 변화구를 의도적으로 세게 던지라는 주문을 받았다. 볼을 놓을 때 밀어던지지 않고 세게 잡아챘다. 슬라이더와 투심도 볼배합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17년의 투구 같다는 질문에 희미한 미소와 함께 긍정적인 얼굴 표정을 짓기도 했다. 그만큼 방황의 터널이 길었다. 2017년 혜성처럼 등장해 8승을 올리고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발승까지 따냈다. 그러나 어깨 통증이 찾아왔고 2017년의 볼을 좀처럼 던지지 못했다. 

선발진에서 탈락했고 1군과 2군을 오가며 구위를 찾으로 노력했다. 마음 고생도 심했다. 그래서인지 남은 시즌의 목표에 대해 "기복을 줄여야 한다. 그동안 볼을 밀어 넣고 던지기 바빴다. 집중도 잘 되지 않았다. 오늘처럼만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간절함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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