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미래 첨단산업은 대학이 만든다

입력 2019.09.01. 13:55 수정 2019.09.01. 13:58 댓글 0개
허탁 아침시평 전남대 의대 응급의학과 교수
허탁 전남대의과대학 응급의학과 교수

일본이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며 적반하장의 경제보복 조치로 우리나라 첨단산업을 위협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첨단산업의 토대가 되는 과학기술 발전에 더욱 매진해야 할 때다. 다행히도 광주시는 내년부터 2024년까지 4천61억 원을 투입해 첨단3지구에 AI기술을 접목해 시장성이 높은 에너지, 자동차, 헬스케어 기반 과학기술창업단지를 조성하며 이어 2027년까지 총 사업비 1조원을 인재 육성, 창업 지원, 연구개발 등에 쓸 계획이다. 바야흐로 광주의 낙후된 지역산업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미래 성장동력 산업 거점으로 개편하는 그 시작을 보며 10년전 기억이 떠오른다

아이폰의 대대적인 성공으로 전세계적인 스마트폰 열풍이 몰아치던 2009년 캘리포니아 산호세의 실리콘밸리 역사박물관을 찾았다. 내심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역사와 배경을 살펴볼 기대에 가슴이 벅찼다. 작은 박물관에서 보여준 실리콘밸리의 역사는 경이로웠다. 애플을 필두로 구글, 인텔, 휴렛팩커드, 제록스 등 세상을 움직이는 IT기업이 모두 여기에서 만들어지고 성장하였다. 전 세계적인 기술혁신의 상징이 된 실리콘밸리의 역사는 놀랍게도 스탠퍼드대학에서 시작하였다. 심지어 산호세의 사람들은 "스탠퍼드대학 없는 실리콘밸리는 없다"고 까지 말한다.

스탠퍼드대학의 설립은 철도사업으로 큰 돈을 벌고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상원의원을 지낸 릴런드 스탠퍼드가 설립하였다. 1884년 15세 아들이 장티푸스로 사망하자 그의 부인에게, "캘리포니아의 젊은이들을 모두 우리의 자녀로 삼읍시다" 라고 말하고 그가 소유한 팰로앨토의 말 목장에 학교를 지었다. 그래서 실제 공식적인 이름은 죽은 아들의 이름을 따서 '릴런드 스탠퍼드 주니어 대학교'이다. 설립 후 릴런드 스탠퍼드의 죽음과 1906년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지진으로 캠퍼스가 심하게 파괴되어 큰 위기를 겪었으나,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당시 학장이던 프레더릭 터먼이 스탠퍼드 부근 지역 산업 발전을 위해 이끈 기업가정신 캠페인에 의해 실리콘 밸리의 기반을 만들었다. 실리콘의 시대에 이어 인터넷의 시대가 오면서 실리콘 밸리와 스탠퍼드대학은 세계의 첨단 산업을 이끌었다.

스탠퍼드대학에서 시작된 실리콘 밸리의 성공사례는 헌신적인 선구자와 인재 양성 그리고 전략산업에 집중적인 투자로 설명된다. 결국 실리콘 밸리의 시작과 지금까지 이끌어 오는 그 동력은 스탠퍼드대학이다.

광주시에 4차산업의 중심으로 신산업 육성이 가능한 '인공지능(AI) 기반 과학기술창업단지 조성사업'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이 되었다. 실리콘 밸리와 스탠퍼드대학의 성공사례처럼 이 사업의 성공을 위한 시작은 이 지역의 대학에 집중적인 투자와 전략적인 인재 양성에 있다. 광주에 AI기반 첨단산업 육성을 위해 고급 인재양성을 위한 인공지능 대학원과 인공지능 융합연구센터 설립, AI 개발에 필수적인 학습용 데이터와 컴퓨팅파워, AI 알고리즘을 통합 제공하기 위한 개방형 인프라 운영이 절실하다.

결국 이런 인재양성은 이 지역 대학을 중심으로 연구인력과 재정지원을 분산시키지 말고 전략적으로 집중 지원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산·학·연 연구 협업체계의 구축을 돕는 인공지능지원센터를 통하여 지역 전략사업인 자동차, 에너지, 헬스케어 등과 연계한 기술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업역량도 강화해야 한다.

이제 '인공지능(AI) 기반 과학기술창업단지 조성사업'은 광주시로 제한할 수 없는 우리나라의 미래이며 일본과 미국을 넘어서는 첨단산업이 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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