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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 좋아하는 英 조지 왕자 비웃은 美 앵커 "진심으로 사과"

입력 2019.08.27. 18:23 댓글 0개
ABC방송 '굿모닝 아메리카' 진행자
조지 왕자 근황 전하며 '발레' 강조
스튜디오 청중 웃음 유도해 비난 여론
【버크셔=AP/뉴시스】지난해 10월12일(현지시간) 영국 버크셔주 윈저성에서 열린 유지니 빅토리아 헬레나 공주의 결혼식에 참석한 조지 왕자의 모습. 유지니 공주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손녀다. 2019.08.27.

【서울=뉴시스】남빛나라 기자 = 발레를 좋아하는 영국 조지 왕자(6)를 비꼰 미국 ABC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의 진행자가 사과했다. 조지 왕자는 윌리엄 왕세손의 장남으로 영국 왕실에서 왕위 계승 서열 3위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 워싱턴포스트(WP) 등은 '굿모닝 아메리카' 진행자 라라 스펜서가 23일 소셜미디어(SNS) 인스타그램에 사과문을 올린 데 이어 26일 생방송에서 "무신경하고 멍청했다.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스펜서는 "젊은 남자가 무용에서 경력을 쌓는 데 필요한 용기에 대해 배웠다"며 "그리고 어젯밤, 나는 실제로 이 같은 일을 경험한 3명의 영향력 있는 무용수와 마주 앉았다"고 말했다.

이어 스펜서가 해당 남성 무용수들을 인터뷰한 영상이 등장했다. 한 무용수는 어린 시절 남자가 발레를 한다며 손가락질과 비웃음당한 일화를 회상했다.

피터 스타크 전 뉴욕시립발레단 무용수는 "라라 스펜서가 상처를 주려는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큰 상처를 줬다. 그는 발레하는 소년들을 비웃어도 된다고 허락했다"고 WP에 지적했다.

앞서 스펜서는 방송에서 빈정대는 태도로 조지 왕자가 발레에 빠졌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는 "윌리엄 왕세손은 조지 왕자가 완전히 발레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윌리엄 왕세손, 당신에게 전할 소식이 있다. 그게 얼마나 오래 갈지 두고 보자"라고 했다. 그는 '발레'라는 단어를 강조하고 웃으며 스튜디오 관객의 웃음을 유도했다.

이 방송 직후 무용하는 남자에 대한 편견을 조장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SNS에는 '남자도 춤을 춘다'(#boysdancetoo)는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TV토크쇼 진행자 로지 오도넬은 트위터에 "TV 프로그램이 왕따 가해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썼다.

ABC의 유명 춤 경연 프로그램인 '댄싱 위드 더 스타'의 심사위원 데릭 허는 인스타그램에 "남자가 춤을 춘다는 이유로 조롱받고 웃음거리가 됐던 불쾌한 기억들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WP는 "지난주 스펜서는 악영향이 있는 오류 두 가지를 저질렀다. 하나는 발레가 남자답지 못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발레를 좋아하는 남자는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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