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직장내 '괴롭힘금지법' 도입 한달 무엇이 달라졌나

입력 2019.08.27. 10:43 수정 2019.08.27. 11:11 댓글 0개
문창민 법조칼럼 변호사(법률사무소 강문)

직장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지 한 달을 맞이했다. 지난 8월 16일까지 전국 지방노동관서에 신고 건수도 점차 늘고 있다. 접수된 신고건수 379건을 분석한 결과 괴롭힘 유형 중 제일 많은 형태가 예상했던 대로 폭언이었고, 전체 신고 건수의 40%를 차지했다. 폭언 중에는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았나?", "우리 회사에 들어온 것을 보니 공부는 어지간히 못했나 보네"에서부터 "때려 치워 xxx야"같은 막말도 있었다.

이같은 직장 내 갑질은 대체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실업과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직장을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증가하였다. 그중에도 비정규직, 여성, 신입사원등 직장의 약자들에게 집중되고 있고 50인 미만 기업에서는 파악조차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이제 까지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 형법상 모욕죄나 명예훼손죄로 처벌하는 경우도 거의 없었다. 한 대학병원에서는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장기자랑를 강요하고 모 웹하드 회사에서 일어난 엽기적 폭력행위가 문제된 적이 있었지만 처벌은 미미했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도넘은 갑질 행위로 온 나라가 떠들썩 하는 일련의 사건으로 비로소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 법률로서 규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었고 올해 7월 16일자로 드디어 직장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됐다.

직장내괴롭힘 금지법이 도입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근로기준법에 직접적인 처벌 규정이 없어 실효성이 의심 받고 있다. 무슨 법이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몇 년 전 미투 운동이 성희롱에 대한 전 국민의 관념을 바꿔놓았듯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또한 서서히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온라인상으로는 '블라인드 앱'이나 '직장갑질 119'와 같은 채널을 통해 직장 내 갑질 행위들에 대한 신고로 을들의 반란이 시작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76조 3항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 받은 사용자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제109조 제1항에 따라 이를 위반한 경우 사용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즉,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처벌하는 규정은 없지만, 사용자에게 위 사실을 신고한 경우 보호받을 권리가 있으며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는 경우 처벌함으로서 간접적으로 강제 하게 된 것이다.

현재까지 광주·전남 노동지방청에는 직장내 괴롭힘 신고 건수가 한 건도 없다. 아직 홍보와 인식부족이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이라고 해서 직장내 금지법을 차등 적용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광주를 흔히 인권의 도시라고 한다. 그런만큼 직장내에서도 인권을 지키는 도시로서 직장내 괴롭힘금지법도 가장 먼저 뿌리 내렸으면 한다.

법을 떠나 부하에게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가 큰 상처로 남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때다. 9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아무리 좋은 직장이라해도 인격적 대우를 하지 않으면 그만 두는 경우가 많다는 통계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인격적 대우없는 풍요를 거부하는 시대라는 것 잊지 말았으면 한다. 직장내 괴롭힘 금지 한달 당신의 직장은 얼마나 달라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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